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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중 저소득 가구 여성과 1인 가구가 제일 건강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성아 서울연구원 박사(보건학 전공)가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위험요인 분석’을 보면, 소득 수준 ‘하’인 저소득 가구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38.0%로,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의 비만 유병률 14.7%의 3배 가까이 됐다. 김 박사는 “여성의 경우 이런 양상이 고혈압, 고LDL콜레스테롤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자료 서울연구원
김성아 서울연구원 박사,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 보고서에서 주장
가구 소득 낮은 여성, 비만·고혈압 높아져…남성은 다른 양상 보여
서울시민 중 저소득 가구 여성과 1인 가구가 제일 건강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성아 서울연구원 박사(보건학 전공)는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위험요인 분석’에서 지난 10년간 서울시민의 만성질환 유병률과 식생활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서울시의 식품 지원 정책에서 ‘교육과 상담’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박사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살 이상 서울시민 1만191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서울시민의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특성을 심층분석했다.
우선 비만, 고혈압, 당뇨, 고중성지방혈증 등 9개 만성질환의 10년간의 유병률 변화 추세에 대한 시계열 분석을 보면, 서울시민의 약 3명 중 1명은 비만(31.1%) 상태이며, 4명 중 1명이 고혈압(25.3%)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성질환 중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로,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2010년 10.1%였던 이 만성질환은 2019년에는 19.1%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을 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즉 저밀도지단백(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2010년 10.0%에서 2019년 17.8%로 크게 늘어났다.
김 박사는 이런 변화가 식생활 환경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고 본다. 그는 “대도시는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비율이 높아 외식빈도가 높고, 포장과 배달주문 등 외식 환경이 발달하여 비건강한 식생활 요인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서울은 전국보다 외식 빈도가 높고, 열량, 지방 등을 필요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영양섭취과잉자의 비율이 높아, 전반적으로 비건강한 식생활 요인에 대한 노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서울시민의 건강상태도 나이, 소득, 성별, 가구원 수 등 개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소득별로 볼 때 저소득 가구 여성의 유병률 등이 높아지는 현상에 주목한다. 김 박사는 “소득수준이 낮아지면 만성질환 유병률은 높아지는 ‘역의 연관성’이 관찰된다”며 “특히 개인소득보다는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성에게서는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 격차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여성에게서는 모든 만성질환에 대해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 격차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가령 서울시민의 31.1%에 해당하는 비만의 경우를 살펴보자. 비만은 소득을 5등분해서 ‘하, 중하, 중, 중상, 상’의 다섯 그룹으로 나눈 5분위로 구분해 본 결과, 가구소득과 개인소득 모두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하’군에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가구소득 하 37.3%, 개인소득 하 36.3%). 반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상’군에서 유병률이 가장 낮았다(가구소득 상 26.6%, 개인소득 상 26.4%). 하지만 이러한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결과도 남녀로 다시 구분해보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일관된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여성의 경우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군의 비만 유병률이 38.0%로 가장 높았고,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감소하여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군의 비만 유병률이 14.7%로 가장 낮았다.(표 참조) 이런 양상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가령 고혈압을 보자. 고혈압의 경우 가구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의 고혈압 유병률은 19.6%인 반면, 가구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군의 고혈압 유병률은 44.2%로 2배 이상 높았다. 가구 소득 ‘하’ 여성 비만 38%…14.7%인 ‘상’의 3배 가까이 높아 고혈압 유병률, ‘하’ 46.0% vs 상‘ ’ 12.8% ‘1인 가구 식품안정성’ 낮아 건강 위협 ‘질환 맞춤형 식생활 관리’ 필요성 지적
김 박사는 이런 변화가 식생활 환경과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고 본다. 그는 “대도시는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비율이 높아 외식빈도가 높고, 포장과 배달주문 등 외식 환경이 발달하여 비건강한 식생활 요인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서울은 전국보다 외식 빈도가 높고, 열량, 지방 등을 필요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영양섭취과잉자의 비율이 높아, 전반적으로 비건강한 식생활 요인에 대한 노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서울시민의 건강상태도 나이, 소득, 성별, 가구원 수 등 개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소득별로 볼 때 저소득 가구 여성의 유병률 등이 높아지는 현상에 주목한다. 김 박사는 “소득수준이 낮아지면 만성질환 유병률은 높아지는 ‘역의 연관성’이 관찰된다”며 “특히 개인소득보다는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성에게서는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 격차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여성에게서는 모든 만성질환에 대해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유병률 격차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가령 서울시민의 31.1%에 해당하는 비만의 경우를 살펴보자. 비만은 소득을 5등분해서 ‘하, 중하, 중, 중상, 상’의 다섯 그룹으로 나눈 5분위로 구분해 본 결과, 가구소득과 개인소득 모두에서 소득수준이 가장 낮은 ‘하’군에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가구소득 하 37.3%, 개인소득 하 36.3%). 반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상’군에서 유병률이 가장 낮았다(가구소득 상 26.6%, 개인소득 상 26.4%). 하지만 이러한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결과도 남녀로 다시 구분해보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가구소득 수준에 따른 일관된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여성의 경우 가구소득이 가장 낮은 군의 비만 유병률이 38.0%로 가장 높았고,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감소하여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군의 비만 유병률이 14.7%로 가장 낮았다.(표 참조) 이런 양상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가령 고혈압을 보자. 고혈압의 경우 가구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의 고혈압 유병률은 19.6%인 반면, 가구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군의 고혈압 유병률은 44.2%로 2배 이상 높았다. 가구 소득 ‘하’ 여성 비만 38%…14.7%인 ‘상’의 3배 가까이 높아 고혈압 유병률, ‘하’ 46.0% vs 상‘ ’ 12.8% ‘1인 가구 식품안정성’ 낮아 건강 위협 ‘질환 맞춤형 식생활 관리’ 필요성 지적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위험요인 분석’은 “1인 가구의 식품안정성 확보율이 91.9%로 전체의 96.7%보다 크게 낮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남녀의 차이가 존재한다. 남성은 가구소득 ‘하’인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42.1%로 가장 높고, 소득수준이 중, 중상, 상인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각각 26.7%, 25.5%, 26.6%로 비슷했다. 반면, 여성은 가구소득 하인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46.0%로 가장 높았으며, 소득수준에 따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가구소득 ‘상’인 경우 고혈압 유병률은 12.8%로, 고혈압 유병률 차이가 33%포인트 이상이었다.
김 박사는 또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 식생활이 가장 비건강한 특성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1인 가구의 경우 “하루1회 이상 외식률이 높고, 식품안정성 확보가 구분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식품안정성이란 “충분하고 안전한 양질의 식품을 사회 심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항상 확보한 상태”를 의미한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평균 19살 이상 서울시 가구 중 식품안정성 확보가구분율은 전체 96.7%이지만, 1인 가구의 경우 이 비율이 91.9%에 불과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1인 가구의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인 가구의 경우 영양섭취부족자의 비율이 높으면서 동시에 에너지/지방과잉섭취자 비율 또한 높다”며 “1인 가구 중에서도 부족과 과잉의 양극화된 문제가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영앙섭취부족자의 서울시민전체 비율은 10.1%였지만, 1인 가구의 경우 11.4%로 1.3%포인트가 높았다. 반면, 에너지/지방과잉섭취자 비율의 경우 서울시 전체가 4.5%인 데 반해 1인 가구는 5.6%로 1.1%포인트 높았다. 김 박사는 이렇게 연령이나 소득, 가구원수별로 세분화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은 서울시 식생활 정책을 한 단계 높일자료가 될 거라고 내다본다.
김 박사는 “현재 서울시의 만성질환 관리정책과 식생활 정책은 영유아, 아동, 성인, 노인 등 생애주기별로 전체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양적 접근 위주의정책과 함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 지원의 형태로 주로 수행되고 있다”며 “이런 식생활 정책은 잘 진행되고 있지만, 만성질환과 식생활 요인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질환별 맞춤형 식생활관리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박사는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먹거리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쌀밥은 예방요인이지만, 우유는 위험요인이며, 고중성지방혈증의 경우는 그 반대입니다.”
그는 이런 개인별 건강·식생활 정보를 잘 활용한 사례로 미국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하고 있는 ‘푸드 이즈 메디신’(음식이 약이다) 정책을 꼽았다. 이 정책은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암 등의 예방관리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에 맞춤형 식생활관리를 도입한 것이다. 질환별 식생활 위험요인과 예방요인을 고려하여 맞춤형 식사·식료품·영양 처방과 바우처 등을 제공한다. 김 박사는 만일 서울시에서도 시민들의 건강·식생활 정보가 더 누적된다면, 식생활정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 박사는 지금 상황에서도 서울시의 식생활 정책에서 ‘교육과 상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이 큰 식생활, 음주, 흡연, 신체활동 등의 생활습관은 수정과 개선이 가능하다”며 “만성질환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은 생활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를 위해 “단순히 식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자가 스스로 식생활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