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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박원순(오른쪽에서 세 번째) 서울시장이 종로구 행촌권 성곽마을을 방문해 고창록(오른쪽에서 두 번째) 한신에코팜 대표와 함께 농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신에코팜 제공
“이게 웬 수박이야!”
지난달 23일 노원구 한신아파트 노인정 앞에서 수박 잔치가 열렸다. 도시농업공동체 한신에코팜이 5월부터 이 아파트 옥상에서 딴 수박을 풀어놓은 자리였다. 수박 잔치는 올해로 5년째다. 한신아파트 옥상에는 주민들이 직접 가꾸는 수박, 참외, 채소들이 가득하다. 한신에코팜은 2012년 서울시 아파트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힘입어 주민 30명이 1동 옥상 600㎡에 농장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도시농업은 도시에서 잊힌 공동체를 되살릴 수 있으며,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 고창록 한신에코팜 대표가 말하는 도시농업의 장점이다. 도시농업은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체험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그 밖에도 따라오는 효과가 많다.
무엇보다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좋다. 하지만 수백 세대가 사는 아파트 건물 옥상에 맞는 흙과 물을 공급할 설비를 마련하는 일, 유기농업에 맞는 비료를 만들고 뿌리는 일, 병충해 관리 같은 일을 아파트 주민 몇몇이 하겠다고 엄두를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함께 힘을 모은다면 삭막한 아파트 옥상이 멋진 농장으로 바뀔 수 있다.
한신에코팜은 회원이 아닌 주민을 위해 공동경작구역을 개방하고, 주민들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율 규정을 마련하는 등 꾸준히 노력해 도시농업 공동체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고 대표는 지난해 8월 이 공동체를 기반으로 노원몬드라곤협동조합을 세워 도시농업 공동체의 사회적경제 조직화와 운영 노하우 공유, 도시농업 6차산업화를 통한 신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도시농업이 제대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2012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각 자치구가 관련 조례를 만들어 지원하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도시농업지원센터가 생기고 전문인력을 기르는 교육도 하고 있다. 서울시는 12개 구 55곳에 33만㎡의 시민텃밭농장을 만들어 1만5000가구에 나눠 주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agro.seoul.go.kr, 02-459-8992)에서는 농업기술과 교육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주거재생 사업에 도시농업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노원몬드라곤협동조합이 서울시와 손잡고 추진하는 종로구의 행촌권 성곽마을 도시농업 시범마을 사업이 그 보기이다. ‘도시농업 특화마을’로 옥상텃밭 등 주민 경작 공간을 넓히고 육묘장, 양봉장, 상설 교육장, 가로 조경 등 부가가치가 높은 도시농업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도 지난달 25일 이곳에 와서 “주민들은 텃밭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고, 시는 교육을 통해 도시농부의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주거재생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박원순 시장도 지난달 25일 이곳에 와서 “주민들은 텃밭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고, 시는 교육을 통해 도시농부의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주거재생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