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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희 종암동 주민자치회장이 지난 4일 성북구 종암동 주민센터 2층 주민자치회 사무실에서 7회 헌혈의 날 행사 포스터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종암동은 2017년 전국에서 처음 동 단위 헌혈의 날 정기행사를 시작했다. 지난 4월 7회 행사를 열었고, 올해 하반기에 ‘헌혈자 100명’을 목표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주민 제안으로 2017년 시작, 7번 열려
연인원 1천여 명 참가, 400여 명 헌혈
동네 마당발로 참여 독려 역할 ‘톡톡’
“모든 동으로 확산하는 데 힘 보탤 것”
성북구 종암동은 전국에서 동 단위 헌혈의 날 정기 행사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다. 지난 4월15일 종암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종암동 헌혈의 날’ 행사가 열렸다. 2017년 시작된 행사는 올해로 7번째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종암동 자율방범2동대 주관으로 주민들의 사전신청을 받아 진행됐다. 130명이 참가 신청했고 그 가운데 사전검사를 통과한 71명이 헌혈했다.
“주민들이 마음 모아 서로 격려하며 헌혈버스 한 대가 한 달 활동하는 것과 거의 맞먹는 성과를 냈어요.” 4일 오전 종암동 주민센터 2층 주민자치회 사무실에서 만난 신정희(55) 회장은 뿌듯해했다. 그는 2018년 정식 출범한 종암동 주민자치회 분과 위원과 위원장으로 활동을 이어오다, 올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신 회장은 7회 종암동 헌혈의 날 행사장 분위기부터 전했다. 행사는 협약을 맺은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 직원들이 나와 5시간가량 진행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해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간간이 박수 소리가 나면서 분위기가 훈훈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사전검사에서 탈락해 헌혈을 못했던 주민들이 건강관리를 잘해 올해는 헌혈할 수 있게 되자 함께 기뻐해준 것이다. 여느 단체 헌혈 행사장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종암동 주민의 단체 헌혈은 자율방범2동대 대원인 나정주씨가 동네 헌혈 행사를 제안해 시작됐다. 나씨는 지인이 혈액 부족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을 겪고 헌혈의 필요성을 절감했단다. 다음해 주민자치회가 정식으로 꾸려져 행사를 주관했다. 동부혈액원과의 협약에 따라 연 1~2회 열어왔다. 신 회장은 “코로나로 헌혈 기피가 강해졌지만, 우리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0~70명이 헌혈했다”며 “주민들이 주도해 자발적으로 헌혈문화를 만들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종암동 헌혈 행사를 통해 그동안 1천 명이 사전검사를 받아 이 가운데 400여 명이 헌혈했다. 신 회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가족, 친지들과 같이 오는 참여자가 늘었다고도 전했다. 주민들의 헌혈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단다. 헌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도 확인할 수 있고, 헌혈하기 위해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는 효과를 경험한 결과다. 참가 신청자 가운데 실제 헌혈하는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 회장은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해 헌혈 행사에 관심을 가졌고, 본격적인 활동은 2020년부터 했다. 혈압이 약간 높은 편이라 헌혈은 자주 못하지만 대신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다. 동네 마당발인 그는 헌혈 행사 때마다 자신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참여를 끌어냈다. 결혼해 30년 넘게 종암동에 살며 학부모운영위원회부터 새마을문고 등 여러 지역단체에서 활동해왔고, 현재도 10여 곳에 임원을 맡고 있다. 올해는 알고 지내는 성북노인복지관장에게 행사를 알려 10명이 참여했다. 그는 “건강도 챙기고 생명 나눔도 실천하는 좋은 일이라 참여를 권할 때도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신 회장은 다른 주민 4명과 함께 대한적십자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헌혈 참가를 독려하고 행사를 잘 이끈 그간의 역할로 받은 상이다. 그는 “관심을 갖고 보니 300회 넘게 헌혈을 한 사람도 적잖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작은 역할로 상을 받은 게 부끄러웠다”며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참여자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걸림돌도 마주한다. 지역의 16살 이상 청소년들도 함께 했으면 하는데 학교 시간이 맞지 않아 추진을 못했다. “혈액 처리 문제로 헌혈 행사는 오후 4시 이전에 끝내야 한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관공서나 지역 기관들도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아직 참여율은 높지 않다. “직접 찾아가 얼굴 보면서 참여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주민자치회장을 맡아 그는 연간 행사를 기획했다. 이때 마을 자율방범2동대에서 방재단·청년회와 함께 헌혈 행사를 주최·주관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신 회장은 “어떤 기관이 주최하느냐보다 주민들이 마음 모아 함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행사가 잘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왔다. 행사 준비 기간 한 달 동안 참여 독려에 헌혈 참여자에게 줄 사은품 준비, 포스터 1천 장 붙이기 등 여러 활동을 같이했다. 하반기 헌혈 행사는 오는 10월쯤 주민자치회 주최로 열 계획이다. 신 회장은 “100명이 헌혈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더 열심히 알리고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성북구 모든 동에서 헌혈 행사를 정기적으로 여는 꿈도 꾼다. “지난해 석관동에서도 시작했고, 앞으로 다른 동네로 확산해갈 수 있게 힘을 보태려 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종암동 주민의 단체 헌혈은 자율방범2동대 대원인 나정주씨가 동네 헌혈 행사를 제안해 시작됐다. 나씨는 지인이 혈액 부족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을 겪고 헌혈의 필요성을 절감했단다. 다음해 주민자치회가 정식으로 꾸려져 행사를 주관했다. 동부혈액원과의 협약에 따라 연 1~2회 열어왔다. 신 회장은 “코로나로 헌혈 기피가 강해졌지만, 우리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0~70명이 헌혈했다”며 “주민들이 주도해 자발적으로 헌혈문화를 만들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종암동 헌혈 행사를 통해 그동안 1천 명이 사전검사를 받아 이 가운데 400여 명이 헌혈했다. 신 회장은 해를 거듭하면서 가족, 친지들과 같이 오는 참여자가 늘었다고도 전했다. 주민들의 헌혈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단다. 헌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도 확인할 수 있고, 헌혈하기 위해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는 효과를 경험한 결과다. 참가 신청자 가운데 실제 헌혈하는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 회장은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해 헌혈 행사에 관심을 가졌고, 본격적인 활동은 2020년부터 했다. 혈압이 약간 높은 편이라 헌혈은 자주 못하지만 대신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다. 동네 마당발인 그는 헌혈 행사 때마다 자신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참여를 끌어냈다. 결혼해 30년 넘게 종암동에 살며 학부모운영위원회부터 새마을문고 등 여러 지역단체에서 활동해왔고, 현재도 10여 곳에 임원을 맡고 있다. 올해는 알고 지내는 성북노인복지관장에게 행사를 알려 10명이 참여했다. 그는 “건강도 챙기고 생명 나눔도 실천하는 좋은 일이라 참여를 권할 때도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신 회장은 다른 주민 4명과 함께 대한적십자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헌혈 참가를 독려하고 행사를 잘 이끈 그간의 역할로 받은 상이다. 그는 “관심을 갖고 보니 300회 넘게 헌혈을 한 사람도 적잖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작은 역할로 상을 받은 게 부끄러웠다”며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참여자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걸림돌도 마주한다. 지역의 16살 이상 청소년들도 함께 했으면 하는데 학교 시간이 맞지 않아 추진을 못했다. “혈액 처리 문제로 헌혈 행사는 오후 4시 이전에 끝내야 한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관공서나 지역 기관들도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아직 참여율은 높지 않다. “직접 찾아가 얼굴 보면서 참여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주민자치회장을 맡아 그는 연간 행사를 기획했다. 이때 마을 자율방범2동대에서 방재단·청년회와 함께 헌혈 행사를 주최·주관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신 회장은 “어떤 기관이 주최하느냐보다 주민들이 마음 모아 함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행사가 잘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왔다. 행사 준비 기간 한 달 동안 참여 독려에 헌혈 참여자에게 줄 사은품 준비, 포스터 1천 장 붙이기 등 여러 활동을 같이했다. 하반기 헌혈 행사는 오는 10월쯤 주민자치회 주최로 열 계획이다. 신 회장은 “100명이 헌혈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더 열심히 알리고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성북구 모든 동에서 헌혈 행사를 정기적으로 여는 꿈도 꾼다. “지난해 석관동에서도 시작했고, 앞으로 다른 동네로 확산해갈 수 있게 힘을 보태려 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