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서울시가 운영하는 학습사이트 ‘서울런’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는 대학생 조채은(왼쪽부터)·홍승환·박지원·최영민씨가 지난 5월27일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에 모였다. 대학생 멘토들은 학습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초·중·고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 시스템인 서울런을 ‘훌륭한 배움터’로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부족한 학습의 빈틈을 메우고 청소년들의 ‘인생 길잡이’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무너진 교육 사다리’ 복원 추진하는 서울시 학습사이트에서
대학생 멘토 1천 명, 온·오프라인 통해 교육 지원 ‘맹활약’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면 ‘서울런’에 믿고 맡기세요. 1천 명 가까운 좋은 대학생 멘토가 아이들의 ‘공부 길잡이’가 돼줄 것입니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계량위험관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홍승환씨가 빠르지만 자신 있어 보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홍씨는 올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사이트 ‘서울런’에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27일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에는 홍씨 외에도 또 다른 ‘서울런’ 멘토 3명이 함께 모였다.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의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을 수료한 최영민씨와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원씨, 그리고 서울대 국어교육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조채은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런’의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그만큼 멘토를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는 얘기다.
‘서울런’은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시작한 학습사이트이다. 학습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운초·중·고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교육 시스템이다. ‘무너진 교육사다리를 복원해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만들어졌다.
가입 대상은 수급권자와 차상위 저소득층가정의 초·중·고교생,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 법정 한부모가정 자녀와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등이다. 회원가입만 하면 메가스터디, 밀크T, 에듀윌 등 선호도가 높은 학습사이트 10곳의 강의를 무료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별도 증빙서류 없이 초·중·고 학생과 청소년들의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신이 서비스 대상자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잘 짜인 시스템은 서울런의 토대이지만, 서울런을 ‘훌륭한 배움터’로 완성하는 것은 바로 대학생 멘토들이다. 서울런에 가입한 학생·청소년들과 빠짐없이 매칭되는 대학생멘토들은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부족한 학습의 빈틈을 메우고 서울런 회원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도록 학습 관리와 지도를 맡는다. 하지만 대학생 멘토들은 이런 ‘공부의 길잡이’ 역할을 넘어서 ‘인생의 길잡이’가 돼주기도 한다.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고민 상담도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대학생멘토 상당수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봉사 정신’을 가지고 지원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최영민씨는 “무언가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에 서울런 대학생 멘토단에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학부 시절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단’ 활동 등 봉사활동을 경험했지만, 석박사과정에 들어와서는 바쁜 학업 준비 탓에 따로 봉사 시간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런 홈페이지에 실린 멘토단 모집 공고를 보면서, 다시 ‘시간을 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한다. 사범대학에 다니는 조채은씨의 경우에는 “졸업 뒤 교단에서 만날 학생들을 미리 만난다는 마음”으로 멘토가 됐다. 박지원씨는 “제 자신을 돌아보니 선생님 등 많은 멘토에게서 영향과 도움을 받으면서 자랐다”며 “저도 서울런 회원인 후배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멘토가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홍승환씨도 “청소년 중에는 공부에 대한 열정은 강한데 열악한 가정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런 상황이 안타까워서 멘토로서 조그마한 도움이라고 주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올해의 경우 대학생 멘토 1천 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해 550명을 모집한데서 크게 늘렸다. 서울런 회원들을 모두 멘토와 맺어주기 위해서다. 우선 전국 대학에서 추천받아 연 2회 정기 모집(1차 1월, 2차 6월)을 하고, 인원수가 부족하면 서울런 홈페이지에서 추가 모집을 한다. 현재 오는 17일까지 2차 모집 중이다. 이렇게 멘토가 선정되면, 서울시는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멘토의 전공과 회원이 원하는 과목, 온라인-오프라인 여부, 멘토와 회원들의 주거지, 그리고 같은 성별 여부 등까지 고려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최영민씨의 경우 강서구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과학을 1주일에 1회 1시간씩 오프라인으로 지도한다. 박지원씨도 강동·송파·강남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학을 오프라인으로 지도하고, 홍승환씨의 경우 마포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오프라인으로 멘토링한다. 홍씨는 온라인으로도 3명의 중학생을 멘토링하는데, 온라인 멘토링은 지역 제한이 없다. 조채은씨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과목을 온라인으로만 지도한다. 멘토링은 모두 16주 동안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기간이 연장된다. “온라인 수강 틈 메우고, 자기주도학습 능력도 키워줘” ‘어려운 청소년 돕자’ 봉사 정신에 지원 학습 커리큘럼 함께 짜고 진도도 관리 ‘의대 견학’ 등 통해 꿈 키우는 것도 도와 대학생 멘토들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 전 서울런 회원의 부모님들과 먼저 ‘상담시간’을 갖기도 한다. 홍승환씨도 그런 경우다. 홍씨는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전 부모님과 수업시간과 중점 학습 목표에대해 얘기를 나누고 교재 사용도 상의드린다”고 말했다. 홍씨는 “서울런 회원 부모님들의 경우,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시느라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약한 경우가 많다”며 “주로 ‘좋은 방향으로 수업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이 경우 멘토로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모들과의 상담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이 시작된다. 멘토와 멘티가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학습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다. 박지원씨는 “우선 학생들이 선호도에 따라 메가스터디 등 10곳의 사이트에서 자신이 학습할 사이트를 정하면, 이에 맞춰서 학교 진도를 고려해 세부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인강으로 미리 예습하고, 이후 복습과 함께 모르는 내용을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는 매주 온·오프라인으로 멘토와 멘티가 만나 학습 진도 등을 함께 관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진도 관리와 이해도 확인, 피드백 제공 등이 이루어진다.
이런 잘 짜인 시스템은 서울런의 토대이지만, 서울런을 ‘훌륭한 배움터’로 완성하는 것은 바로 대학생 멘토들이다. 서울런에 가입한 학생·청소년들과 빠짐없이 매칭되는 대학생멘토들은 온라인 강의 수강만으로 부족한 학습의 빈틈을 메우고 서울런 회원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도록 학습 관리와 지도를 맡는다. 하지만 대학생 멘토들은 이런 ‘공부의 길잡이’ 역할을 넘어서 ‘인생의 길잡이’가 돼주기도 한다.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진로와 고민 상담도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대학생멘토 상당수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봉사 정신’을 가지고 지원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최영민씨는 “무언가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에 서울런 대학생 멘토단에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학부 시절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단’ 활동 등 봉사활동을 경험했지만, 석박사과정에 들어와서는 바쁜 학업 준비 탓에 따로 봉사 시간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런 홈페이지에 실린 멘토단 모집 공고를 보면서, 다시 ‘시간을 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한다. 사범대학에 다니는 조채은씨의 경우에는 “졸업 뒤 교단에서 만날 학생들을 미리 만난다는 마음”으로 멘토가 됐다. 박지원씨는 “제 자신을 돌아보니 선생님 등 많은 멘토에게서 영향과 도움을 받으면서 자랐다”며 “저도 서울런 회원인 후배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멘토가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홍승환씨도 “청소년 중에는 공부에 대한 열정은 강한데 열악한 가정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런 상황이 안타까워서 멘토로서 조그마한 도움이라고 주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올해의 경우 대학생 멘토 1천 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해 550명을 모집한데서 크게 늘렸다. 서울런 회원들을 모두 멘토와 맺어주기 위해서다. 우선 전국 대학에서 추천받아 연 2회 정기 모집(1차 1월, 2차 6월)을 하고, 인원수가 부족하면 서울런 홈페이지에서 추가 모집을 한다. 현재 오는 17일까지 2차 모집 중이다. 이렇게 멘토가 선정되면, 서울시는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멘토의 전공과 회원이 원하는 과목, 온라인-오프라인 여부, 멘토와 회원들의 주거지, 그리고 같은 성별 여부 등까지 고려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최영민씨의 경우 강서구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과학을 1주일에 1회 1시간씩 오프라인으로 지도한다. 박지원씨도 강동·송파·강남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수학을 오프라인으로 지도하고, 홍승환씨의 경우 마포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오프라인으로 멘토링한다. 홍씨는 온라인으로도 3명의 중학생을 멘토링하는데, 온라인 멘토링은 지역 제한이 없다. 조채은씨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과목을 온라인으로만 지도한다. 멘토링은 모두 16주 동안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기간이 연장된다. “온라인 수강 틈 메우고, 자기주도학습 능력도 키워줘” ‘어려운 청소년 돕자’ 봉사 정신에 지원 학습 커리큘럼 함께 짜고 진도도 관리 ‘의대 견학’ 등 통해 꿈 키우는 것도 도와 대학생 멘토들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 전 서울런 회원의 부모님들과 먼저 ‘상담시간’을 갖기도 한다. 홍승환씨도 그런 경우다. 홍씨는 “멘토 활동을 시작하기전 부모님과 수업시간과 중점 학습 목표에대해 얘기를 나누고 교재 사용도 상의드린다”고 말했다. 홍씨는 “서울런 회원 부모님들의 경우, 생활 전선에서 활동하시느라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약한 경우가 많다”며 “주로 ‘좋은 방향으로 수업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이 경우 멘토로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모들과의 상담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멘토 활동이 시작된다. 멘토와 멘티가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학습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다. 박지원씨는 “우선 학생들이 선호도에 따라 메가스터디 등 10곳의 사이트에서 자신이 학습할 사이트를 정하면, 이에 맞춰서 학교 진도를 고려해 세부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며 “인강으로 미리 예습하고, 이후 복습과 함께 모르는 내용을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는 매주 온·오프라인으로 멘토와 멘티가 만나 학습 진도 등을 함께 관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진도 관리와 이해도 확인, 피드백 제공 등이 이루어진다.
‘서울런’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는 대학생 조채은씨가 지난 5월27일 강동구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에서 서울런 회원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면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조채은씨는 “주로 고3·고2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는데, 이 시기 학생들이야말로 멘토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내신 범위에 맞춰 함께 짠 커리큘럼을 같이 점검하면서 수능과 수시 준비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묶어주는것은 단지 ‘성적’만이 아니다. 어쩌면 서울런 회원들에게 더욱 큰 힘이 되는 것은 ‘선배와 함께 고충과 꿈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조채은씨의 경우 ‘잠시 방황하는’ 멘티의 얘기를 많이 들어준 경험을 얘기한다. 조씨는 “그 고민은 사실 고3이면 누구나 하는 것인데, 그런 내용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었던듯하다”며 “고민을 들어주고 제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 다시 학습에 대한 의지를 갖게된 듯해 반가웠다”고 말한다.
박지원씨도 “학생들과 일대일 멘토링을하는 방식이어서 학생들의 내면을 볼 기회가 많다”며 “학생들이 가진 고민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조언해주면 학생 스스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했다.
최영민씨는 지난 4월 말 멘티인 중학교 2학년 학생과 함께 이화여대 병원과 이대 의대 등을 함께 돌아보기도 했다. 멘티가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 꿈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했다. 서울런 멘토 프로그램 중의 ‘멘토-멘티 친화력 강화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 멘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거나 우수한 평가를 받은 멘토-멘티에게 대학탐방을 하거나 영화·연극 관람 등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씨는 “멘티 학생이 성적에 욕심도 많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약간 자신감이 부족한 듯했다”며 “이에 따라 심화활동을 따로 신청해서 이대 서울병원과 의과대학을 방문하고 의대생 2명과 얘기도 나누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4명의 멘토는 “멘티들이 의욕만보인다면 멘토들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멘토들 자신도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체험한다고도 했다.
최영민씨는 “사실 대학원 생활이 4년째 접어들면서 자신감도 떨어졌는데, 학생들을 열심히 돕고자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자존감도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씨는 “취약계층 학생·청소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탠다는 점에서, 어떤 뿌듯함이 느껴졌다”며 “보다 많은 대학생이 대학생 멘토로 참여해 남을 돕고 자신도 성장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