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자폐 장애인 화가 연호석씨가 6일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초구 양재동 양재도서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 작가는 지난해 9월부터 서초구와 함께 악기에 그림을 그린 작품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
수리해도 못 쓰는 악기에 그림 그려
주민 반응 좋아 올해도 전시 이어가
보색 사용 특징, 9월 세 번째 개인전
“작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 줘 기뻐”
“악기에 그린 그림을 보면 음악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서초구 양재동 양재도서관에서 열리는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회에서 6일 만난 연호석(26) 작가의 어머니 박소현(55)씨는 “그림이 곡선 형태라서 몽글몽글한 게 잘 웃고 밝고 순수한 호석이 느낌이 난다”며 “아주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선의 움직임에서 선율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연 작가는 자폐 장애인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가 어렵다. 이날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 박씨와 연 작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서초구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반포도서관, 양재도서관, 서울나래학교, 내곡도서관 등 네 곳을 돌며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0월 서초구 반포동 심산기념문화센터에서 연 연호석 작가의 개인전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에 대한 주민 반응이 좋아 올해도 이어서 개최했다.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는 서초구의 문화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악기를 지원하는 서초음악꿈나무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서초음악꿈나무는 악기를 기증받아 서초구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지원하고 음악 교육도 하는 사업이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은 수리해도 제소리를 내기 어려운 악기에 연 작가가 그림을 그려 새로 미술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회에는 더블베이스, 첼로, 바이올린 등 6개 악기에 그린 작품과 캔버스에 그린 작품 6점 등 12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씨는 “서초문화재단에서 악기에 그림을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요청이 왔다”며 “호석이의 그림 스타일과 결이 잘 맞을 것 같아 응하게 됐다”고 했다. 연 작가의 그림은 색채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색으로 캔버스를 메운 그림들은 강렬한 느낌을 준다. “정식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지만 대담한 색채를 사용하고 보색을 많이 사용해 작품을 훨씬 두드러지게 만들어요. 타고난 재능인 것 같아요.” 박씨는 “호석이가 말은 잘 못하지만 색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색을 선택한다”며 “색채 감각이 뛰어난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준다”고 했다. “호석이에게 오일파스텔과 아크릴을 권유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호석이만의 특징적인 그림이 나오는 거죠.” 연 작가는 오일파스텔과 아크릴을 같이 사용해 그린 그림이 많다. 일반 화가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 사용 방법이란다. “호석이는 이미 자기화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해요. 사실적이지 않고 원근법을 무시해도 호석이만의 시선으로 특별한 그림이 만들어져요.” 연 작가의 그림은 얼핏 보면 추상화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형체를 아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자신의 시각으로 단순화한 그림은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사물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다. 연 작가는 주로 하늘, 나무, 꽃 등 자연물을 많이 그린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자주 산 등 야외로 나들이 간 게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 장난감을 보고 그리라고 했더니 모두 펴서 평면도처럼 그리더라고요.” 박씨는 전문가한테 그림을 보여줬더니 아들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시선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가 보는 시선을 끄집어내 줄 수 있는 게 미술이구나 싶었죠.” 박씨는 “우리가 갖지 않은 다른 감각이 호석이한테 있는 듯했다”며 “그런 게 그림 속에도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아들이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고 난 뒤로 매일 함께하다시피 하며 아들을 챙긴다. 박씨는 “저는 호석이를 도와주는 집사나 거의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호석이는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하고 집중도가 높아요.” 연 작가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할 만큼 음악에도 소질도 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한 번 자리에 앉으면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연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재능을 살려 2년 전 회사에 취업도 했다. “호석이가 그림을 그리면 일부 그림은 회사에 귀속되는 대신 월급을 받죠. 전시회도 열어줘서 일석이조예요.” 연 작가는 밀알미술관 공모에 당선돼 오는 9월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2019년 5월 첫 개인전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박씨는 “본인이 열심히 하면 계속 기회가 열리는 것 같아 좋지만 욕심부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노래하는 나무들’ 전시는 서초구의 문화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악기를 지원하는 서초음악꿈나무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서초음악꿈나무는 악기를 기증받아 서초구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지원하고 음악 교육도 하는 사업이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은 수리해도 제소리를 내기 어려운 악기에 연 작가가 그림을 그려 새로 미술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회에는 더블베이스, 첼로, 바이올린 등 6개 악기에 그린 작품과 캔버스에 그린 작품 6점 등 12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씨는 “서초문화재단에서 악기에 그림을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요청이 왔다”며 “호석이의 그림 스타일과 결이 잘 맞을 것 같아 응하게 됐다”고 했다. 연 작가의 그림은 색채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색으로 캔버스를 메운 그림들은 강렬한 느낌을 준다. “정식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지만 대담한 색채를 사용하고 보색을 많이 사용해 작품을 훨씬 두드러지게 만들어요. 타고난 재능인 것 같아요.” 박씨는 “호석이가 말은 잘 못하지만 색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색을 선택한다”며 “색채 감각이 뛰어난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준다”고 했다. “호석이에게 오일파스텔과 아크릴을 권유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호석이만의 특징적인 그림이 나오는 거죠.” 연 작가는 오일파스텔과 아크릴을 같이 사용해 그린 그림이 많다. 일반 화가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 사용 방법이란다. “호석이는 이미 자기화된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해요. 사실적이지 않고 원근법을 무시해도 호석이만의 시선으로 특별한 그림이 만들어져요.” 연 작가의 그림은 얼핏 보면 추상화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형체를 아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자신의 시각으로 단순화한 그림은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사물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다. 연 작가는 주로 하늘, 나무, 꽃 등 자연물을 많이 그린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자주 산 등 야외로 나들이 간 게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 장난감을 보고 그리라고 했더니 모두 펴서 평면도처럼 그리더라고요.” 박씨는 전문가한테 그림을 보여줬더니 아들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시선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가 보는 시선을 끄집어내 줄 수 있는 게 미술이구나 싶었죠.” 박씨는 “우리가 갖지 않은 다른 감각이 호석이한테 있는 듯했다”며 “그런 게 그림 속에도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아들이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고 난 뒤로 매일 함께하다시피 하며 아들을 챙긴다. 박씨는 “저는 호석이를 도와주는 집사나 거의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호석이는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하고 집중도가 높아요.” 연 작가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할 만큼 음악에도 소질도 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한 번 자리에 앉으면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연 작가는 그림 그리는 재능을 살려 2년 전 회사에 취업도 했다. “호석이가 그림을 그리면 일부 그림은 회사에 귀속되는 대신 월급을 받죠. 전시회도 열어줘서 일석이조예요.” 연 작가는 밀알미술관 공모에 당선돼 오는 9월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2019년 5월 첫 개인전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박씨는 “본인이 열심히 하면 계속 기회가 열리는 것 같아 좋지만 욕심부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연호석 작가(오른쪽)와 어머니 박소현씨.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엄마도 포기하지 않을 테니 같이 해보자.” 박씨는 엄마가 없으면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답답하고 걱정스럽지만 함께하는 한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는 “일등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작지만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앞으로도 호석이가 원하는 만큼 그 꿈을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