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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제공
의자 위에 적힌 메시지들이 관람객을 부른다. ‘쉬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지 마’ ‘만약 전시 관람을 천천히 하고 싶으시면’.
다양한 몸의 편의를 수용하지 않는 미술관 환경을 비판하는 작품이자 실제로 앉을 수 있는 의자(사진)다. 피네건 샤논의 ‘의자’는 이번 전시에서 라움콘의 일원인 큐레이터가 직접 문구를 고안해 제작됐으며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며 앉을 수 있는 가구가 됐다. 라움콘은 2018년 10월7일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장애를 갖게 된 문화예술 기획자 Q레이터를 주축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그룹이다. 광주, 부산, 서울문화재단이 협력해 예술가 13명(팀)의 작품 40여 점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올해의 첫 전시 문을 열었다.
전시장 인근에 있는 서울장애예술센터 8~14기 입주작가 중 3팀이 전시에 참여했다. ‘콜렉티브 라움콘’은 디지털 액자에 작품 제작을 위한 돌봄과 협력 과정을 선보였다. 사진작가 유다영은 사진에 관한 텍스트를 작성해 점자와 오디오를 넣은 채로 작품을 전시한다. 김은설 작가는 인공지능에 언어를 가르치는 과정을 청각장애인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영상으로 제작했다. 각각 작품활동과 감상,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들은 다양한 몸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전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공감각과 접촉을 통해 소통을 유도하는 조각과 설치, 기관의 접근성 매뉴얼 분석 등으로 개개인의 삶의 속도와 시간의 다양성을 어떻게 인지하고 인정할 것인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여기 닿은 노래’는 지난해 11월 ‘무장애 국제예술 라운드테이블’의 연장선에 있다. 아르코미술관, 3개 지역 문화재단, 독일문화원, 캐나다 국립장애인문화예술센터가 협력해 개최했다. 그 결과로 각 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창작센터 출신 작가 5명이 참여했다. 장애와 비장애를 이분하는 단어 사용 자체를 지양하는 전시 태도 자체가 다층적 맥락을 만들어간다. 현장 직원과 안내 요원의 접근성 지식, 추가된 시설 안내물도 장애인을 미술관의 적극적 사용자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로니에공원을 지나며 장애인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면 더욱 추천할 만한 전시다. 30분 내외의 도슨트 프로그램이 오후 2시·4시에 진행된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 시간: 화~일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760-4850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과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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