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청렴에 무한 투자…종합청렴도 ‘최우수’

구로구·용산구, 국민권익위원회 2022년 종합청렴도 평가서 1등급 올라

등록 : 2023-02-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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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가 지난해 4월 신규임용 공무원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을 실시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용산구 제공

2021년 구로구 4등급·용산구 3등급

위기 인식하고 부패 막는 제도 개선

내외부 대상 다양한 청렴 정책 펼쳐

“직원 청렴도 높이는 노력 계속할 것”

구로구와 용산구가 지난 1월26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서울시 자치구 중 1등급을 받은 곳은 구로구와 용산구뿐이다.

이번 평가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46곳, 광역자치단체 17곳, 기초자치단체 226곳, 교육청 17곳 등 행정기관과 공직유관단체 195곳 등 총 502곳이다. 이 가운데 1등급 28곳(5.6%), 2등급 139곳(27.7%), 3등급 194곳(38.7%), 4등급 124곳(24.8%), 5등급 16곳(3.2%)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중에서는 1등급 15곳(6.6%), 2등급 56곳(24.8%), 3등급 91곳(40.3%), 4등급 50곳(22.1%), 5등급 14곳(6.2%)이다. 특별시와 광역시 내 구 단위 기초자치 단체는 69곳으로, 1등급을 받은 곳은 서울시 구로구와 용산구, 대구시 북구 등 3곳이다. 서울 자치구 25곳만 보면 1등급 2곳(8%), 2등급 9곳(36%), 3등급 9곳(36%), 4등급 4곳(16%), 5등급 1곳(4%)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에 발표한 종합청렴도는 기존 청렴도 측정과 부패방지 시책평가를 통합한 새로운 평가 체계를 도입해 2022년도부터 적용했다. 국민과 공직자를 설문조사한 결과인 청렴 체감도(60%)와 반부패 노력을 정량·정성 평가한 청렴 노력도(40%)를 가중 평균한 뒤 부패 실태 감점(10%+알파) 및 신뢰도 저해행위 감점을 반영한 결과다.


구로구가 지난해 10월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청렴·인권 교육을 하는 모습. 구로구 제공

구로구는 지난 1년 동안 강도 높은 청렴도 향상 정책으로 2022년 새롭게 바뀐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지난 3년 동안에는 부침이 심했다. 2019년 3등급이던 청렴도가 2020년 2등급으로 올랐으나 2021년 4등급으로 두 단계나 떨어졌다. 외부청렴도는 2019년 4등급에서 2020년 3등급으로 한 단계 올랐으나 2021년 다시 4등급으로 돌아갔다. 특히 내부청렴도가 9년 동안 2등급을 유지하다 2021년 3등급으로 떨어졌다. 내부청렴도와 외부청렴도가 함께 1등급씩 하락한 것이라 조직의 위기의식이 더욱 컸다. 구의 위상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도 함께 저하됐다. 남정선 구로구 감사담당관 청렴인권팀장은 10일 “당시 문제를 파악해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부패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해졌다”며 “4등급으로 하락한 외부청렴도는 취약한 공사 감독·관리 분야에서 부패가 확산하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구로구는 지난해 청렴도 향상을 위해 청렴 수준이 낮은 원인을 찾고 강도 높은 조직문화 개선책을 시행했다. 구는 2022년 1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 컨설팅에 참여해 외부 도움을 받았다. 그 결과, 구로구의 청렴 수준은 높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불합리한 제도와 낡은 조직문화, 인사업무 등에서 청렴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렴도 향상을 위한 총괄기구(TF팀)를 중심으로 부서 협업을 했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인사, 예산, 조직문화 등 8개 부문에서 20개 시책을 마련해 시행했다.

구청장이 직접 나서 청렴 추진 체계를 구축하고 청렴추진협의체와 자율적 내부통제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했다. 남 팀장은 “청렴을 감사부서의 전담업무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문제로 인식 전환을 이루고 직원의 직접 참여 기회를 부여했다”고 했다.

구로구는 내부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인사제도 개선, 출장여비 자동차감 시스템 구축, 조직문화 개선, 직급별 맞춤형 청렴 교육 등을 실시했다. 인사제도는 인사 일정을 미리 알리는 등 예측 가능한 인사 투명성을 높였다. 인사 기간에는 인사 대상자가 업무추진 실적 등을 보고하는 관행을 탈피했다.

용산구가 지난해 4월 실시한 청백리 현장 탐방 모습. 용산구 제공

용산구는 청렴도가 2019년 3등급에서 2020년 2등급으로 한 단계 올랐다가 2021년 3등급으로 다시 떨어졌다. 2014년부터 2등급을 유지하던 내부청렴도는 2021년 3등급으로 떨어졌고, 2020년 2등급이던 외부청렴도는 2021년 4등급으로 두 단계나 하락했다.

용산구는 낮아진 청렴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른 자치구와 견줘 많은 청렴정책 예산과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청렴하고 공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비대면 청렴 교육을 강화했다.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매주 1회 청렴자가학습과 청렴라디오방송, 8월에는 온라인골든벨 등을 운영해 청렴도 향상 노력을 기울였다. 매월 넷째 주에는 ‘청렴한주’를 시행해 전 직원에게 청렴 관련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박경수 용산구 감사담당관은 “청렴연수원 내부강사 자격증을 지닌 4년차 베테랑 주무관이 오랜 현장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청렴실천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용산구는 외부청렴도 평가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부패취약분야를 감시하고 점검하는 ‘청렴·친절 해피콜 평가단’을 1년 동안 운영해 문제를 발굴하고 개선책을 찾았다. 지난해 6월에는 공사감독, 인허가, 보조금, 제세정 업무 등 부패취약분야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청렴한 직무수행을 위한 맞춤형 청렴역량강화 교육을 했다. 7월에는 부패취약분야 부서를 찾아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간담회도 실시했다. 9월에는 구민과 구청 직원이 함께 청렴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공연과 강연이 어우러진 콘서트형 현장 청렴 교육 ‘청렴 땡큐 콘서트’를 열었다. 또한 ‘청렴 편지’를 부패취약분야 업무를 경험한 민원인 2천 명에게 발송해 구청장의 청렴 실천 의지를 구민에게 알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박 감사담당관은 “앞으로도 효과적인 시책으로 공무원의 청렴 의식을 높이고 청렴한 공직자가 우대받는 풍토를 만들어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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