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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대구시 중구 동성로 2·28 기념공원의 쿨링 포그 옆에서 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서울시가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광화문광장에 ‘쿨링 포그’(인공 안개)를 설치한다. 쿨링 포그는 정수된 물을 안개와 같은 미세입자로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냉방 장치다. 현재 지난 5월20일 개장한 공중정원인 ‘서울로 7017’ 일부 구간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폭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대구시는 현재 5곳에 쿨링 포그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보행로 난간 80m 구간에 물 분사 노즐을 설치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쿨링 포그를 시범 운영한다고 최근 밝혔다. 예산은 모두 7000만원을 들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시간당 최대 480ℓ의 물을 고압 펌프로 20마이크론 이하의 미세입자 형태로 분사하게 된다. 더운 공기와 만난 미세한 물 입자는 빠르게 기화하기 때문에 쿨링 포그 주변에 있어도 옷이나 피부가 젖지 않는다. 바닥에 닿기 전에 모두 기화하면서 물이 고이지 않아 관리가 편한 점도 장점이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도 줄이면서 대기 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승복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장은 “그늘이 없는 광화문광장의 열을 식히기 위해 쿨링 포그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동안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설치 지점과 주변의 온도와 미세먼지를 매주 두번 측정한 뒤, 쿨링 포그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분석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의 보행로 난간 80m 구간에 설치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시범 운영할 쿨링 포그의 개념도. 연합뉴스, 서울시 제공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날엔 도로 물청소와 세종로 클린로드 운영도 강화된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02대의 물청소차량과 청소인력 5327명을 동원해 주요 간선도로와 버스중앙차로 등 8000여㎞를 물청소하기로 했다. 노약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밀집한 지역은 이면도로와 골목길도 청소한다.
도로 중앙차선에 설치한 배수관과 물 분사 설비로 물을 스프링클러처럼 뿜어 도로를 깨끗하게 하는 클린로드는 2007년 코리아나호텔부터 서울광장까지 세종대로 중앙차선 340m 구간에 설치됐다. 서울시는 해마다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3개월 동안 날마다 새벽 4시에 5분 동안 자동분사해왔는데, 올해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낮에도 한번 더 뿌리게 된다.
지난 5월20일부터 폭염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폭염에 취약한 노약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책도 강화했다. 평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쉽게 찾아 쉴 수 있는 ‘무더위 쉼터’(폭염 대피소)는 지난해보다 24개 늘어난 3414개를 운영하고, 쪽방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정규직 간호사 6명을 새로 배치했다. 집을 방문하거나 안부 전화를 걸어 취약계층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재난 도우미는 2300여명 늘어난 2만1000여명이,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38명 늘어난 901명이 활동하게 된다. 최근 폭염 여파로 늘어난 온열 질환자 가운데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비중이 높아 재난 도우미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들의 할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헌재 서울시 환경에너지기획관은 “올해는 폭염에 대응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사업들을 대폭 확대했다. 지금까지 폭염에 대해 단발성으로 대응해왔지만, 기후체제의 변화는 시민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라 쿨링 포그 등 여러 시범사업을 하며 종합적인 계획과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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