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농사짓자

갈무리가 반이라네

6월

등록 : 2016-05-26 15:44 수정 : 2016-05-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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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하늘의 불이 강하게 내려오는 망종과 하지의 계절이다. 오뉴월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바쁘다. 부지깽이 들 힘만 있어도 밭에 나가서 거들어야 한다.

토마토·고추는 곁순을 제때 따 줘야 한다. 그래야 하체가 튼튼해져 장마철 비바람과 병충해를 이길 수 있다. 가지와 가지 사이에서 나는 게 곁순이니 진짜 순 자르는 일은 없어야겠다. 고추는 갈라지는 곳에서 꽃이 피고 고추가 먼저 달리는데, 방아다리 고추다. 그것은 무조건 따 주자. 그래야 고춧대가 튼실해진다.

열매채소인 오이, 토마토, 고추, 가지가 한참 자랄 때다. 크는 아이들한테 하듯이 마음을 써야 한다. 2주에 한번 풀을 매 주고, 그때마다 웃거름도 주자. 친환경 방충제로 방제도 한다. 이제는 잘 자란 작물이 쓰러지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웬만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게 튼튼한 지주를 세워 주고, 낫 길이 간격으로 묶어 줘야 한다. 오이나 호박은 덩굴손이 감고 올라갈 수 있도록 그물망도 쳐야 한다.

고구마줄기는 비가 많이 온 날 심으면 좋다. 맑은 날이라면, 한낮을 피해 구덩이를 파고 물을 서너 번 흠뻑 준 뒤 깊게 심어야 한다. 타들어 가는 고구마줄기를 보면 마음도 함께 타들어 간다.

보리와 밀은 망종 이후 이삭이 누렇게 되면 거둬들인다. 감자는 하지가 지나고 잎이 누렇게 되면 캔다. 장마가 시작되고 빗물 속에 하루 정도 잠기면 썩는다. 캔 감자는 그늘에서 하루나 이틀 말려 구멍 뚫린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면 좋다.

고추는 물에 약하다. 뿌리가 빗물에 잠기면 끝장이다. 물빠짐에 주의하면서, 고춧대 주변에 돌을 깔아 두면 탄저병을 예방할 수 있다. 양파와 마늘도 잎이 누레지면 서둘러 거둬서 튼튼한 줄로 굴비 엮듯 엮어 바람 잘 통하는 처마 밑에 매달아 보관하자. 농사는 갈무리가 반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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