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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5년 이내 창업 기업 총 15개
IT 서비스부터 제품 개발까지 품목 다양
사업모델 개발, 시제품 등 전 과정 도움
잠재력 있는 청년 창업가 지원 나서
1년간 무상임대, 최장 4년까지 연장 지난 11월 2기 청년 창업 기업 8개 선발
밴플, ‘차로 일상·여행 누리는 삶’ 지원 문워크…, VR로 ‘인테리어 플랫폼’ 구현 “재난은 곧 새로운 일상 제시 필요한 때 위기 속에서 꼭 기회 찾아낼 것” 다짐
1년간 무상임대, 최장 4년까지 연장 지난 11월 2기 청년 창업 기업 8개 선발
밴플, ‘차로 일상·여행 누리는 삶’ 지원 문워크…, VR로 ‘인테리어 플랫폼’ 구현 “재난은 곧 새로운 일상 제시 필요한 때 위기 속에서 꼭 기회 찾아낼 것” 다짐
“캠핑카로 꾸민 차에서 숙박과 여행을 할 수 있게 돕는 ‘공유 서비스’라 보시면 됩니다. 요즘엔 ‘차박’이라고 많이들 말하죠.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시대인데, 디지털 유목민족에게 집 같은 차는 ‘세컨드 사무실’ 기능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봐요. 이처럼 ‘이동하는 삶’을 지원하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조수빈 ‘밴플’ 대표)
“일터나 집 인테리어도 기존엔 외관에 무게를 뒀다면 지금은 ‘환기와 공기 청정’ ‘감염 예방과 차단’ 등이 더 중요해 고객 의뢰가 바뀌고 있고, 앞으로 이 현상은 지속하리라 봐요. 이에 가상현실(VR)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와 스마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체계화된 인테리어 서비스 플랫폼’ 구현에 시간을 쏟고 있어요.”(정문성 ‘문워크디자인’ 대표)
지난 17일 오후 마포구 서울디자인창업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낙담할 새가 없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바뀐 생활양식 속에 기회 요소가 있다고 봤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조수빈(29) 밴플 대표와 정문성(33) 문워크디자인 대표는 지난여름 서울디자인창업센터 4층에 사무실을 꾸려 기업 바탕을 다지는 창업가들이다. 지난 1월, 각각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도전한 인생 ‘첫 창업’이다.
이처럼 숙고한 창업 아이템과 포부를 품고 서울디자인창업센터에 입주한 디자인 기업은 올해 총 15개. 지난 7월 서울디자인창업센터가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 문을 연 뒤 맞이한 ‘1기’ 입주자들로 배경도 다양하다. 입주자 나이는 20대와 30대, 사업 분야는 정보기술(IT) 서비스부터 제품 개발까지 아우른다. 사업 아이템은 덴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반려동물 의료기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마스크, 무선충전과 생활용품 디자인 제품 개발 등이다. 모두 입주 선발 대상 기준에 맞춰 5년 이내(2015~2020년) 창업한 신생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서울디자인창업센터 외관
디자인 영역이 ‘새로운 생활양식 제안’까지 포용해야 하는 이때, 한창 상표 정체성을 다져가는 이들은 센터 안팎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었다.
조수빈 대표가 이끄는 ‘밴플’의 경우는 ‘밴라이프’(Vanlife) 플랫폼을 만드는 IT 서비스 기업이다. 밴라이프는 자동차 ‘밴’과 일상을 뜻하는 ‘라이프’의 조합이다. ‘차를 통해 여행과 일상을 동시에 누리는 삶’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조 대표는 “지난 2월 차량 개조법이 통과돼 밴라이프 시장이 더 넓어지리라 봤다. 태동 단계에 있는 산업에서 선두주자로서 건강한 ‘차박’ 정보를 제공하고, 비대면 성격을 갖춘 여행 형태에 다양한 활용 방법, 지역경제까지 활성화할 수 있는 등 생활양식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삶의 공간에 ‘이동성’을 더하면 주도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한정된 공간에서 이동이 편하도록 생활에 필요한 짐만 남기는 과정에서도 말이죠. 밴라이프는 ‘고급 취미’가 아니라 일상을 정화할 멋진 기회라는 점을 실행하고 대중화하려고 해요.”
정문성 대표가 세운 ‘문워크디자인’은 인테리어와 브랜딩 서비스를 한다. 무엇보다 직접 대면 횟수를 대폭 줄이고 가상현실과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술과 프로세스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대면에서 오는 시간적 부담을 줄인 덕에 대응 속도가 빨랐다. “최근엔 중견기업들로부터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공간 재배치나 부서 이동 개편 등으로 회의실 칸막이 의뢰가 급히 들어왔는데, 저희가 VR를 기반으로 한 자료를 전송해서 한 시간 안에 해결한 적이 있어요.” 정 대표가 말했다.
“공간 디자인부터 마케팅·홍보까지, 책임지고 지켜주는 ‘공간 지킴이’가 있으면 시공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분쟁 같은 작은 것까지 챙기며 의뢰인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요. 현업에서 일할 때 늘 필요하다고 확신한 분야죠. 이런 ‘스페이스 키퍼’ 플랫폼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객의 (안전한) 성공’이 저희 목표예요.(웃음)”
예비 창업자들은 초기 투자 비용과 고정비 지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디자인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창업센터는 ‘청년 디자인 창업 특화’를 목표로 잠재력 있는 청년 창업가 지원에 나선 공간이다. 지상 3~5층 규모(전체 면적 2987.32㎡)로 약 900여 평에 달하는 곳에서 디자인 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과 청년 디자인 창업가들의 새로운 출발을 한자리에서 돕고자 했다. 아이디어와 사업모델 개발, 시제품 제작, 제품 개발, 유통·판매 등 디자인 창업과 관련된 전 과정을 지원한다. 창업 교육과 디자인, 법률, 미디어 등 분야별 전문가들과 멘토링도 연결해준다.
서울디자인창업센터 로비
입주 기업은 기본 1년 동안 무상으로 입주할 수 있고 해마다 창업 성과가 우수한 기업은 심사를 거쳐 추가 1년씩 연장 가능해 최대 4년까지 지원한다. 또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있는 가게에 입점할 기회를 준다.
평소 24시간 문을 열지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된 요즘은 오후 11시까지만 문을 연다. “이용자 사이 자유로운 협업을 돕고 시·공간적 제약 없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개방형·가변형 공간’으로 설계해 운영한다”는 것이 센터 관계자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올해 1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집 근처 대학도서관을 전전하다가 센터에 입주했다”고 했다. “창업 때 퇴직금 다 쓰고 빈곤하게 살며 황무지에 있는 듯 막막해하다가 온 곳이 여기인데, 센터 지원 덕에 지난 몇 달 동안 쉼 없이 달렸다”고 덧붙였다.
서울디자인창업센터는 지난 11월 2기 청년 창업 기업 8개를 더 선발해 입주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디자인 스타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