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강동 문화예술 방향 제시하는 역할
대표 문화자산인 ‘선사유적’ 등 통해
‘시민 주도 문화생태계’ 만드는 게 중요
“온·오프 문화 잘 결합되도록 애쓸 것”
권재현 강동구 문화예술 총괄기획가가 4일 인터뷰에 앞서 강동구 성내1동 강동구청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문화도시 강동’의 방향 제시와 지속 가능성 마련, 그리고 보편타당한 가치를 발굴하는 게 제 역할인 듯싶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강동구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의 역할을 찾는 거죠.”
지난 4일 강동구 성내1동 강동구청에서 만난 권재현(54·문화학 박사) 강동구 문화예술 총괄기획가는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강동이 가진 문화적 자산이나 매력을 문화예술과 잘 결합해 발전시키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행정과 시민의 중간 접점에서 ‘문화도시 강동’의 지향점을 잘 정립해보겠다”고 했다.
강동구는 지난달 15일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권재현 중앙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예술대학원 외래교수)을 문화예술 총괄기획가로 위촉했다. 문화예술 총괄기획가는 강동구의 지역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하고 특화해 강동형 문화예술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도시 강동’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문 역할을 한다.
권 총괄기획가는 여러 문화 행사와 공연의 감독과 연출을 맡아왔다. 올해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세계유산 축전 수원화성’의 총감독을 맡았다. 또한 현재 중앙대에서 축제 경영, 문화 연구, 문화 브랜드 마케팅 등과 관련한 강의도 하고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이날 강동구청과 강동문화재단 등 관계자들과 만나 문화예술 총괄기획가로 위촉된 이후 첫 공식회의를 열었다. “인구 55만을 바라보는 강동구가 앞으로 문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강동구가 구현하려는 ‘문화도시’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그는 “자치행정과 민간이 만나 작은 거버넌스를 실천한 자리”라며 첫 회의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현재 파악 중이긴 하지만, 강동의 문화자원으로 크게 ‘선사도시’와 ‘숲’을 꼽았다. 강동구에는 국내 신석기시대 유적 중 최대 규모인 암사동 신석기 유적이 있다. 온전한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역사, 학술, 보존 가치가 매우 높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강동구에는 한강에서 시작해 고덕천, 고덕산, 망월천, 길동생태공원, 일자산도시공원, 성내천까지 강동구를 한 바퀴 휘감으며 생태녹지 공간이 조성돼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강동의 첫 번째 브랜드는 선사도시”라며 “6천 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된 엄청나게 귀중한 자산인 만큼 어떻게 문화 브랜드로 성장, 발전시킬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강동은 숲이라는 생태 환경 자원을 가진 서울에서 가장 큰 도시(자치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 총괄기획가는 “생태 자원은 이미 문화자원이 됐다”며 “앞으로 도시의 가치는 아파트 단지나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태 환경 자원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문화자산으로 시민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시민 중심의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강동문화재단과 좋은 공연장을 보유한 것을 들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문화자산이 좀 더 큰 영역에서 ‘문화도시 강동’을 구현하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권 총괄기획가는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시민 스스로 만들어내는 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문화도시의 핵심은 시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동 지역에는 많은 문화 활동가들이 시민과 자발적으로 시작한 사업들이 꽤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도시농업”이라며 “도시농업은 농사지어 판매하는 행위보다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한데, 강동은 이런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잘 이뤄진 곳”이라고 했다. “내 집 밖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도서관, 열린 도서관도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동구는 작은 도서관 10개를 만들고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도서관은 ‘공동체의 거실’이라는 표현이 있다”며 “작은 도서관 10개가 만들어지면 그 자체가 생태계가 돼 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주고 행정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 주도 문화가 형성되게 하는 것이 구청이나 제가 중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잘 결합된 형태의 문화예술 활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방향으로 예산 배정이나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문화도시사업은 고유 문화 자산을 활용해 지역 문화 수준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문화도시로 선정되면 국비 100억원과 해당 지자체 100억원 등 총 200억원으로 문화사업을 펼친다. 그는 “문화도시 지정은 지역의 문화적 자산, 인적·물적 자원을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며 “강동구가 지향하는 문화예술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총괄기획가는 강동구가 시도하는 민간 전문가 자문 역할이 성과를 내려면, 민간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지원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팔 길이의 원칙’을 들었다. 정부나 기관이 거리를 두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강동구도 이런 원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생태계가 구성되고, 보다 나은 문화유산이 미래세대에게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권 총괄기획가는 여러 문화 행사와 공연의 감독과 연출을 맡아왔다. 올해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세계유산 축전 수원화성’의 총감독을 맡았다. 또한 현재 중앙대에서 축제 경영, 문화 연구, 문화 브랜드 마케팅 등과 관련한 강의도 하고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이날 강동구청과 강동문화재단 등 관계자들과 만나 문화예술 총괄기획가로 위촉된 이후 첫 공식회의를 열었다. “인구 55만을 바라보는 강동구가 앞으로 문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강동구가 구현하려는 ‘문화도시’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그는 “자치행정과 민간이 만나 작은 거버넌스를 실천한 자리”라며 첫 회의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현재 파악 중이긴 하지만, 강동의 문화자원으로 크게 ‘선사도시’와 ‘숲’을 꼽았다. 강동구에는 국내 신석기시대 유적 중 최대 규모인 암사동 신석기 유적이 있다. 온전한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역사, 학술, 보존 가치가 매우 높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강동구에는 한강에서 시작해 고덕천, 고덕산, 망월천, 길동생태공원, 일자산도시공원, 성내천까지 강동구를 한 바퀴 휘감으며 생태녹지 공간이 조성돼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강동의 첫 번째 브랜드는 선사도시”라며 “6천 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된 엄청나게 귀중한 자산인 만큼 어떻게 문화 브랜드로 성장, 발전시킬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강동은 숲이라는 생태 환경 자원을 가진 서울에서 가장 큰 도시(자치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 총괄기획가는 “생태 자원은 이미 문화자원이 됐다”며 “앞으로 도시의 가치는 아파트 단지나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태 환경 자원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문화자산으로 시민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시민 중심의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강동문화재단과 좋은 공연장을 보유한 것을 들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문화자산이 좀 더 큰 영역에서 ‘문화도시 강동’을 구현하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권 총괄기획가는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시민 스스로 만들어내는 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문화도시의 핵심은 시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동 지역에는 많은 문화 활동가들이 시민과 자발적으로 시작한 사업들이 꽤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도시농업”이라며 “도시농업은 농사지어 판매하는 행위보다 커뮤니티 형성이 중요한데, 강동은 이런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잘 이뤄진 곳”이라고 했다. “내 집 밖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도서관, 열린 도서관도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동구는 작은 도서관 10개를 만들고 있다. 권 총괄기획가는 “도서관은 ‘공동체의 거실’이라는 표현이 있다”며 “작은 도서관 10개가 만들어지면 그 자체가 생태계가 돼 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되리라 본다”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어주고 행정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민 주도 문화가 형성되게 하는 것이 구청이나 제가 중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잘 결합된 형태의 문화예술 활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방향으로 예산 배정이나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했다. 권 총괄기획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문화도시사업은 고유 문화 자산을 활용해 지역 문화 수준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문화도시로 선정되면 국비 100억원과 해당 지자체 100억원 등 총 200억원으로 문화사업을 펼친다. 그는 “문화도시 지정은 지역의 문화적 자산, 인적·물적 자원을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며 “강동구가 지향하는 문화예술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총괄기획가는 강동구가 시도하는 민간 전문가 자문 역할이 성과를 내려면, 민간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지원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팔 길이의 원칙’을 들었다. 정부나 기관이 거리를 두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강동구도 이런 원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생태계가 구성되고, 보다 나은 문화유산이 미래세대에게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