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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서울시의원은 지역 상권을 살리는 지역 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을 발의하고 이끌었다. 김 의원이 20년 가까이 운영한 망원시장의 두부가게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의회가 지역 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번 조례는 서울시장에게 동네책방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 정책 시행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고사 위기에 몰려 있는 전국의 동네책방들에게 부활의 기대감을 안겨 주고 있다.
지역 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을 발의하고 이끈 사람은 김진철(50·더민주 비례대표) 시의원이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이번 조례를 제정하는 등 중소상공인을 보호한 것을 인정받아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하는 ‘우수의정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일 망원역 근처에 있는 ‘망원서점’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조례의 주요 내용과 의미는?
“시장이 지역 서점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 계획을 3년마다 수립해 시행하도록 하고, 시의 정책을 심의·자문하는 ‘지역서점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당장 조례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치단체장에게 지역 서점 활성화 정책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조례 내용에 완전도서정가제 시행 등 동네책방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없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는데.
“다른 유통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바람에 도서 공공구매 때 영세 서점을 우선 지원하도록 명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례의 제정으로 자치단체 차원의 정책 지원 길이 열려 더 이상의 폐업을 막고 새로운 창업을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역서점위원 자격에 정작 동네책방 사업자들이 빠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세 사업자라고 특정할 수 없었을 뿐 얼마든지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조례를 만든 제 입장에서도 중형 이하 서점 운영자들이 위원회에 많이 들어가서 영세 상인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습니다.” -본래 두부가게 사장님인데, 서점 지원 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애초 교육위 소속의 이행자 의원이 동네책방 사장도 상인이니 기획경제위 소상공인지원과에서 함께 고민해 보자며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 등 개인 사정으로 시의원직을 그만두면서 제가 혼자 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먹고사느라 책을 가까이하지 못한 ‘한’도 조금은 작용했던 것 같고요. ” 이 같은 조례 제정 운동은 전국으로 퍼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경기도 의회가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로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절차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서울시 의회 사상 처음으로 중소상인을 대표해 시의회에 진출한 사람이다. 2년 전 그가 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되자,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몸으로 20년 가까이 두부가게를 운영한 이력 때문에 ‘장애인 두부 장사 시의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명의 두부가게 사장의 인생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 건 그의 가게가 있는 망원시장 근처에 대형 마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였다. 당시 시장상인회는 비상대책위를 꾸렸고, 상인회 임원이던 김 의원이 투쟁 일선에서 총대를 멨다. 팔자에 없는 ‘투사’가 된 것이다. 1년 반을 끈 망원시장 상인들의 마트 입점 반대 투쟁은 갑에 대한 을의 싸움으로 각인되면서 전국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를 계기로 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중소상인 보호를 목적으로 한 당내 기구(을지로위원회)를 설치할 정도였다. 김 의원은 이 을지로위원회의 추천으로 정치인이 됐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제 의정 활동은 대부분 정치와 시장 상인의 다리 구실, 중소상인 보호와 지원 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지요. 지역 서점 활성화도 중소상인 보호 차원에서 접근했기에 조례 제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의 요즘 화두는 ‘거대 쇼핑몰과의 전쟁’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마포구 상암동 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형 쇼핑몰은 모든 소비 행위를 한곳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입니다. 그냥 방치하면 주변 지역 상권은 말라죽고 말 겁니다.”
“영세 사업자라고 특정할 수 없었을 뿐 얼마든지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조례를 만든 제 입장에서도 중형 이하 서점 운영자들이 위원회에 많이 들어가서 영세 상인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습니다.” -본래 두부가게 사장님인데, 서점 지원 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애초 교육위 소속의 이행자 의원이 동네책방 사장도 상인이니 기획경제위 소상공인지원과에서 함께 고민해 보자며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 등 개인 사정으로 시의원직을 그만두면서 제가 혼자 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먹고사느라 책을 가까이하지 못한 ‘한’도 조금은 작용했던 것 같고요. ” 이 같은 조례 제정 운동은 전국으로 퍼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경기도 의회가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로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절차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서울시 의회 사상 처음으로 중소상인을 대표해 시의회에 진출한 사람이다. 2년 전 그가 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되자,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몸으로 20년 가까이 두부가게를 운영한 이력 때문에 ‘장애인 두부 장사 시의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명의 두부가게 사장의 인생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 건 그의 가게가 있는 망원시장 근처에 대형 마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였다. 당시 시장상인회는 비상대책위를 꾸렸고, 상인회 임원이던 김 의원이 투쟁 일선에서 총대를 멨다. 팔자에 없는 ‘투사’가 된 것이다. 1년 반을 끈 망원시장 상인들의 마트 입점 반대 투쟁은 갑에 대한 을의 싸움으로 각인되면서 전국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를 계기로 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중소상인 보호를 목적으로 한 당내 기구(을지로위원회)를 설치할 정도였다. 김 의원은 이 을지로위원회의 추천으로 정치인이 됐다. “과정이 이렇다 보니 제 의정 활동은 대부분 정치와 시장 상인의 다리 구실, 중소상인 보호와 지원 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지요. 지역 서점 활성화도 중소상인 보호 차원에서 접근했기에 조례 제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의 요즘 화두는 ‘거대 쇼핑몰과의 전쟁’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마포구 상암동 DMC 롯데복합쇼핑몰 강행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형 쇼핑몰은 모든 소비 행위를 한곳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입니다. 그냥 방치하면 주변 지역 상권은 말라죽고 말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려고 들른 그의 두부가게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부인과 1남1녀로 이루어진 김 의원 가족은 아들이 입대할 때 1박2일로 제주도를 다녀온 게 유일한 가족여행이었을 만큼 가게 문을 닫은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일가족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는 이 두부가게를 아들이 이어받았으면 한다.
“장사꾼에게 가게는 목숨 같은 겁니다. 먹고살아왔고 또 살아갈 터전인데, 이게 어느 공룡 발밑에 깔려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불안감을 늘 가지고 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걸 아는데 어떻게 가만있습니까?”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알다시피 비례대표 의원은 연임이 안 되는데.
“애초부터 정치를 하려고 나선 게 아니고 바람이 휙 불어와 낙엽이 그쪽으로 가서 떨어진 격 아닙니까? 앞으로도 정치를 계속하고 말고는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정치를 하는 동안은 자영업자의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시장 사람들이 저를 최대한, 아주 많이 부려먹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콘텐츠 디렉터 iwlee21@hani.co.kr
사진 장수선 인턴기자 grimli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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