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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장애인친화도시팀의 박미향(가운데) 팀장이 양인모 주무관(왼쪽), 박서현 장애인복지과장과 함께 장애인 친화 미용실 설계 초안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미용실 이용 불편 겪는 장애인 많아
간담회, 현장방문 등으로 욕구 파악
장애배려 시설·서비스 갖춰 7월 오픈
복지사 상주하며 상담과 정보 제공
“플래그숍으로, 권역 설치 발판 되길”
“장애인의 생활 속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보람을 느껴요.” 지난 15일 노원구청에서 만난 박미향 장애인친화도시팀장이 장애인 친화 미용실 조성 사업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뒤 박 팀장은 현장에서 장애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용시설 이용에 관한 고충을 여러 차례 들었다.
실제 장애인이 미용서비스를 한 번 받으려면 불편한 점이 적잖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일반 미용실의 고정식 의자에 옮겨 앉기부터 쉽지 않다. 시술대와 떨어져 있는 세면대로 이동할 때도 어려움을 겪고 머리 감기도 힘들다. 돌발행동이 있을 수 있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미용사나 다른 손님의 눈치를 봐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장애인이 편안하게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박 팀장과 같은 팀의 양인모 주무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조성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연말에 조례(‘노원구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 설치 및 운영’)가 제정돼 추진 근거도 만들어졌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설계도를 확정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해, 6월쯤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다. 7월 정식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 사업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장애를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서비스 제공,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박 팀장이 얼마 전 나온 설계 초안을 보여줬다. 설계 도면을 보니 자연스레 미용실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1층 주차장에 내려 휠체어를 타고 널찍한 공간의 실내로 바로 들어간다. 미용실 출입구와 화장실 입구 바닥엔 점자블록, 휴게실엔 전동휠체어 급속 충전기가 있다. 그 옆엔 터치식 자동문이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이 있고, 시술 공간 옆에는 뇌병변 장애인 등이 기저귀나 옷 등을 편안하게 갈아입게 침대가 있는 탈의실이 보인다. 박 팀장은 “‘장애인 등 편의법’(약칭) 기준보다 화장실 문도 더 넓게 하는 등 최대한 불편 없이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고 했다. 30평 규모 실내에 미용 공간은 세 개가 있다. 두 개는 일체형으로 고정 의자에 샴푸대가 같이 있고, 다른 하나는 휠체어를 탄 채로 미용 시술을 받고 샴푸대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꾸며졌다. 측면마다 경대가 있어 서로 방해도 덜 받는다. “일반 미용실 샴푸대가 대부분 시술대와 떨어져 있어 이동해야 하고, 단차가 있는 곳도 많아 이용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성 과정 단계마다 장애인친화도시팀은 현장을 찾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들었다. 현장 방문이 힘들 경우에는 전화를 걸었다. 타당성 조사가 나온 지난해 7~8월 두 달 동안 지역의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부모 등의 단체들과 간담회도 했다. 미용사 단체와도 만나 운영에 관한 조언을 받았다. “이용자 욕구에 맞추기 위해 설계는 물론 설비나 물품(염색약 등) 등 세세한 것도 의견을 물어 반영했다”며 “시범 운영하면서 건의 사항을 더 세심하게 들을 예정이다”라고 했다. 추진 과정에서 걱정과 불안도 있었다. ‘장애인을 배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용실이 전무한 현실에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과연 될 수 있을까’ ‘만들고 나서 장애인이 실제로 얼마나 이용할까’ 등의 우려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격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장애인의 얘기를 들으며 힘을 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편하게 미용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바람을 이뤄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공간 마련 과정도 수월하지는 않았다. 건물주들이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장애인 시설 공간 마련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달 정도 물색해 지난 2월 상계1동에 주차장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1층 공간을 임대할 수 있었다. 건물 소유주인 법인의 대표가 취지에 공감해줘 계약할 수 있었다. 운영은 민간 전문기관이 위탁 방식으로 맡는다. 3월 심의를 거쳐 마들종합사회복지관이 선정됐다. 노원구는 구비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비와 인건비를 보조금 방식으로 지급한다. 마들복지관은 미용사 2명을 채용해 이들에게 장애인 인식 교육과 서비스 교육을 진행한다. 채용단계에서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도 고려한다. 질 좋은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상담과 정보 제공도 하며 커뮤니티 케어도 병행할 계획이다. “미용과 복지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곳이 될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노원구엔 2만7천여 명의 장애인이 산다. 장애 유형도 15가지로 다양하다. 박 팀장은 “이번 상계동 미용실이 플래그숍이 돼서 권역별로 조성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 많은 장애인 주민이 불편 없이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어떻게 하면 장애인이 편안하게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박 팀장과 같은 팀의 양인모 주무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조성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연말에 조례(‘노원구 장애인 친화 이·미용시설 설치 및 운영’)가 제정돼 추진 근거도 만들어졌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설계도를 확정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해, 6월쯤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다. 7월 정식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 사업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장애를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서비스 제공,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박 팀장이 얼마 전 나온 설계 초안을 보여줬다. 설계 도면을 보니 자연스레 미용실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1층 주차장에 내려 휠체어를 타고 널찍한 공간의 실내로 바로 들어간다. 미용실 출입구와 화장실 입구 바닥엔 점자블록, 휴게실엔 전동휠체어 급속 충전기가 있다. 그 옆엔 터치식 자동문이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이 있고, 시술 공간 옆에는 뇌병변 장애인 등이 기저귀나 옷 등을 편안하게 갈아입게 침대가 있는 탈의실이 보인다. 박 팀장은 “‘장애인 등 편의법’(약칭) 기준보다 화장실 문도 더 넓게 하는 등 최대한 불편 없이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고 했다. 30평 규모 실내에 미용 공간은 세 개가 있다. 두 개는 일체형으로 고정 의자에 샴푸대가 같이 있고, 다른 하나는 휠체어를 탄 채로 미용 시술을 받고 샴푸대를 바로 이용할 수 있게 꾸며졌다. 측면마다 경대가 있어 서로 방해도 덜 받는다. “일반 미용실 샴푸대가 대부분 시술대와 떨어져 있어 이동해야 하고, 단차가 있는 곳도 많아 이용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성 과정 단계마다 장애인친화도시팀은 현장을 찾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들었다. 현장 방문이 힘들 경우에는 전화를 걸었다. 타당성 조사가 나온 지난해 7~8월 두 달 동안 지역의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부모 등의 단체들과 간담회도 했다. 미용사 단체와도 만나 운영에 관한 조언을 받았다. “이용자 욕구에 맞추기 위해 설계는 물론 설비나 물품(염색약 등) 등 세세한 것도 의견을 물어 반영했다”며 “시범 운영하면서 건의 사항을 더 세심하게 들을 예정이다”라고 했다. 추진 과정에서 걱정과 불안도 있었다. ‘장애인을 배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용실이 전무한 현실에서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과연 될 수 있을까’ ‘만들고 나서 장애인이 실제로 얼마나 이용할까’ 등의 우려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격만 맞으면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장애인의 얘기를 들으며 힘을 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편하게 미용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바람을 이뤄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공간 마련 과정도 수월하지는 않았다. 건물주들이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장애인 시설 공간 마련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달 정도 물색해 지난 2월 상계1동에 주차장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1층 공간을 임대할 수 있었다. 건물 소유주인 법인의 대표가 취지에 공감해줘 계약할 수 있었다. 운영은 민간 전문기관이 위탁 방식으로 맡는다. 3월 심의를 거쳐 마들종합사회복지관이 선정됐다. 노원구는 구비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비와 인건비를 보조금 방식으로 지급한다. 마들복지관은 미용사 2명을 채용해 이들에게 장애인 인식 교육과 서비스 교육을 진행한다. 채용단계에서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도 고려한다. 질 좋은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상담과 정보 제공도 하며 커뮤니티 케어도 병행할 계획이다. “미용과 복지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곳이 될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노원구엔 2만7천여 명의 장애인이 산다. 장애 유형도 15가지로 다양하다. 박 팀장은 “이번 상계동 미용실이 플래그숍이 돼서 권역별로 조성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 많은 장애인 주민이 불편 없이 미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