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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서울시의회 전문위원은 구의회 전문위원 시절 기록한 업무일지 등을 토대로 기초의회의 실상을 소개한 <나는 지방의회에서 일한다>를 최근 펴냈다. 그는 의회 마인드를 가진 청년들이 지방의회에 뛰어들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한다. 이일우 전문위원이 6월30일 <서울&>과의 인터뷰에 앞서 서울시의회 옛 모습을 배경으로 서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권익위 거쳐 구의회에서 약 8년 근무
업무일지 바탕, 생생한 사례 담아내
구의회 현실 알리며 제도 개선 강조
“지역 바꾸는 직업…미래세대도 관심을”
32년 만에 지방의회(광역·기초 의회)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지방의회는 사무국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게 됐고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좌할 정책지원관을 뽑을 수 있게 됐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전부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른 것이다. 지방의회마다 조례에 따라 내년까지 의원 정수(3865명)의 50% 범위 안에서 정책지원관을 채용한다. 의원 2명당 1명꼴로 의정활동에 도움을 받는 셈이다.
이런 변화의 가운데 청년들의 지방의회 도전을 권하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나는 지방의회에서 일한다> 저자 이일우(48)씨는 약 8년 동안 두 곳의 구의회를 거쳐 지난 4월부터 서울시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꾸준히 써온 업무일지와 조례안 등에 대한 검토 보고서 등을 활용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현장감 있게 기초의회의 실상을 담았다.
책은 그가 구의회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적응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5장 가운데 4장은 지방의회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구의회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의회가 언제 생겼고 왜 필요한지, 주민들에게 실제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의회와 구의원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 등을 다뤘다. 에필로그에는 구의회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일우 위원은 “기초의회 안팎에 드리워진 냉소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분노를 생산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며 “동시에 미래세대가 선출직이든 임기제 공무원이든 관심을 가졌으면 했다”고 책을 쓴 동기를 말했다. 6월30일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만난 이 위원은 “구의회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했으며, 구의원들이 의정활동에 매진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 등도 담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대학에서 자치행정학을 공부했다.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딴 뒤 2006년부터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관으로 9년 동안 일했다. 주거복지 분야 고충 민원을 약 3천 건 조사·상담했다. 이 과정에서 법 제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입법부의 보좌관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지방의회 쪽으로 눈을 돌려 이직했다. 2015년부터 서대문구의회와 도봉구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기초의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체감했다. 무엇보다도 구의회 사무국 직원 대부분이 구청에서 발령이나 파견된 행정직 공무원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앞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이 실질적으로 정착되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기초의회에서 필요한 것으로 ‘의회 마인드’를 강조했다. 중앙 중심의 정당정치에서 기초의원들은 의정활동보다는 지역 국회의원의 손발이 되는 역할에 치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집행부 소속 사무국 직원들에게서 의회 중심적 생각과 태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는 “권익위에서 고충 민원을 처리할 때 민원인의 입장이 되는 것이 중요했다”며 “기초의회에서 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의원과 직원들이 의회 중심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전국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봐주길 바랐다. 기초의회 의원들에게는 예리한 면도날 같은 권한을 가진 걸 깨닫게 해주고 싶단다. 그는 “의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관료집단의 전문성에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책에 기초의회의 권한을 발휘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의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 위원이 생각했던 책 제목은 ‘지방의회 꽤 괜찮은 직장입니다’였다. 그는 청년들에게 지방의회 의원이든 직원이든 도전하라고 권한다. 지방의회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을 바꿀 수도 있고 진로 탐색의 의미도 있다. 그는 “미래세대가 더 나은 사회로 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직장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지방의회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이 위원도 인정한다. 기초의회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있다. 기초의원의 자질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그는 “구의회 폐지론을 얘기하기 전에 중앙 정치에 휘둘리는 지방의원 공천시스템, 관료집단에 휘둘리는 지방의원 등의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책보좌관 제도가 개선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책보좌관 운영에 있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데 의회 마인드를 가진 청년들이 와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 위원 개인에게 이번 책은 박사학위 논문과 같은 의미가 있다. 그는 2011년 서울시립대에서 도시공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논문 대신 책을 쓰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 위원은 ‘지방의회는 풀꽃이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시인 나태주의 시 ‘풀꽃’의 시구처럼 기초의회도 마찬가지란다. 많은 주민이 기초의회에 관심 갖고 살펴봐주길 그는 기대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일우 위원은 “기초의회 안팎에 드리워진 냉소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분노를 생산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며 “동시에 미래세대가 선출직이든 임기제 공무원이든 관심을 가졌으면 했다”고 책을 쓴 동기를 말했다. 6월30일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만난 이 위원은 “구의회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했으며, 구의원들이 의정활동에 매진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 등도 담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대학에서 자치행정학을 공부했다.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딴 뒤 2006년부터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관으로 9년 동안 일했다. 주거복지 분야 고충 민원을 약 3천 건 조사·상담했다. 이 과정에서 법 제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입법부의 보좌관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지방의회 쪽으로 눈을 돌려 이직했다. 2015년부터 서대문구의회와 도봉구의회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기초의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체감했다. 무엇보다도 구의회 사무국 직원 대부분이 구청에서 발령이나 파견된 행정직 공무원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앞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이 실질적으로 정착되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기초의회에서 필요한 것으로 ‘의회 마인드’를 강조했다. 중앙 중심의 정당정치에서 기초의원들은 의정활동보다는 지역 국회의원의 손발이 되는 역할에 치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집행부 소속 사무국 직원들에게서 의회 중심적 생각과 태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는 “권익위에서 고충 민원을 처리할 때 민원인의 입장이 되는 것이 중요했다”며 “기초의회에서 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의원과 직원들이 의회 중심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전국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봐주길 바랐다. 기초의회 의원들에게는 예리한 면도날 같은 권한을 가진 걸 깨닫게 해주고 싶단다. 그는 “의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관료집단의 전문성에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책에 기초의회의 권한을 발휘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의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 위원이 생각했던 책 제목은 ‘지방의회 꽤 괜찮은 직장입니다’였다. 그는 청년들에게 지방의회 의원이든 직원이든 도전하라고 권한다. 지방의회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을 바꿀 수도 있고 진로 탐색의 의미도 있다. 그는 “미래세대가 더 나은 사회로 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직장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지방의회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이 위원도 인정한다. 기초의회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있다. 기초의원의 자질 문제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그는 “구의회 폐지론을 얘기하기 전에 중앙 정치에 휘둘리는 지방의원 공천시스템, 관료집단에 휘둘리는 지방의원 등의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책보좌관 제도가 개선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책보좌관 운영에 있어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데 의회 마인드를 가진 청년들이 와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 위원 개인에게 이번 책은 박사학위 논문과 같은 의미가 있다. 그는 2011년 서울시립대에서 도시공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논문 대신 책을 쓰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 위원은 ‘지방의회는 풀꽃이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시인 나태주의 시 ‘풀꽃’의 시구처럼 기초의회도 마찬가지란다. 많은 주민이 기초의회에 관심 갖고 살펴봐주길 그는 기대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