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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vs 양념, 둘 다 차별없이 사랑한 서울 사람

2015년 ‘배달의민족’라이벌 메뉴 총정리

등록 : 2016-05-04 15:44 수정 : 2016-05-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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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족발이냐 보쌈이냐, 프라이드치킨이냐 양념치킨이냐.

배달음식의 종류는 결정했는데도 주문 클릭을 하기가 어렵다. 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그놈의 라이벌 때문이다. 배달음식 세계에서 어떤 메뉴가 라이벌 관계이고,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더 받은 쪽은 어디인지 지난해 배달의민족의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출처: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기준, 단품 메뉴 주문(2015.1.1~12.31) 분석자료
 

① 프라이드, 0.3%포인트 차로 이겼다

서울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외식 메뉴인 치킨. 승자는 프라이드였다. 프라이드치킨은 30.9%로 1위를 차지하며, 양념치킨(30.6%)을 0.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그다음은 간장치킨(20.0%)이었고, 4위는 마늘치킨(9.8%)이 차지했다. 5위는 지난해 상반기 출시돼 큰 인기를 얻었던 ‘치즈시즈닝치킨’(8.8%)이었다. 프라이드를 선호한 소비자들은 △손에 양념이 묻지 않는다. △칼로리가 양념치킨보다 낮다.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다. △양념보다 저렴하다를 이유로 꼽았다. 반면에 양념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양념의 재사용이 가능하다. △밥이랑 먹어도 맛있다. △식어도 맛있다를 선호 이유로 설명했다.

② ‘1000원의 행복’이 가른 승부?

짜장면 vs 짬뽕. 배달음식의 대명사인 중화요리 중에서도 난형난제인 둘 중 하나를 바로 고르기란 난망이다. 하지만 의외로 싱겁게 결론이 났다. 짜장면은 33.7%로, 짬뽕(27.5%)보다 6.2%포인트나 높았다.


1975년 210원이었던 짜장면 값은 현재 5000원으로 25배 가까이 올랐지만, 여전히 저렴한 배달음식에 속한다. 그래서였을까? 1000원 정도 비싼 짬뽕보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았다. 중식의 대표 요리인 탕수육(25.7%)은 3위, 볶음밥(9.8%)은 4위였다. 요리를 시키면 으레 공짜로 따라오는 서비스로 여겨지는 군만두가 3.4%를 기록하며 단품 메뉴 5위를 차지한 것이 흥미롭다.

③ 감자보다는 불고기였다

피자는 도우가 얇으냐 두툼하냐, 토핑으로 무엇을 썼느냐에 따라 종류가 수십 가지다. 특히나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한 새로운 피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면서 피자 시장은 라이벌 전쟁이 어느 영역보다 치열했다.

피자 부문 1위는 한국의 대표 음식 불고기가 들어간 불고기피자(23.5%)가 차지했다. 그다음은 2.3%포인트 차이로 포테이토피자(21.2%)였고, 전통의 강자였던 콤비네이션피자(20.3%)는 3위로 밀렸다. 1위와 5위 고구마피자(17.2%)의 차이가 6.3%포인트에 불과했다.

④ 삼겹살을 이긴 다릿살

돼지고기 다릿살인 족발과 삼겹살로 만든 보쌈이 승부를 겨룬 야식 부문에서는, 족발이 37.3%를 차지해 보쌈(28.5%)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8.8%포인트 차이다. 그다음은 닭발(14.7%), 주먹밥(14.6%), 오돌뼈(5.0%) 순이었다. 주먹밥이 4위를 차지한 것은 단품으로 먹기보다 닭발처럼 매운 야식 메뉴와 함께 주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분식 부문에서는 떡볶이(29.1%)와 튀김(26.0%)이 각축을 벌였는데, 거의 세트 단위로 주문되는 분식의 특성상 두 음식은 라이벌이라기보다 파트너라고 하는 게 맞겠다. 데이터 분석 결과, 떡볶이와의 조합으로 순대보다 튀김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⑤ 그래도 어렵다면 ‘반반’으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의 답만큼 고르기 어려운 것이 배달음식 메뉴다. 그렇다면 ‘반반 메뉴’가 답이 될 수 있다. 반반 메뉴는 외식업계에서도 바람을 타고 있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과 다양한 식욕을 고려한 반반 메뉴는 짬짜면(짬뽕+짜장면)과 보족세트(보쌈+족발)를 뛰어넘어 △아메아메(더치아메리카노+아메리카노) △팥들었슈(더치커피+팥+녹차크러쉬+휘핑크림) △반반 국수(멸치국수+비빔국수) △반반 스파게티(토마토+크림) 등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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