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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주변 건물과 차량들이, 30여 개의 대형 상가를 중심으로 하루 150만 명이 오가는 패션·디자인 산업의 중심지인 동대문시장의 밤을 밝히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모두가 잠든 밤, 동대문시장은 하루를 시작한다.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도·소매상인들과 사업자들이 북적이고, 지게와 승합차가 골목을 누비며, 여행객들은 마지막 쇼핑이라도 되는 듯 물건들을 사들인다. 사람들은 밤새도록 누군가와 통화한다.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동대문시장은 종로5가 광장시장에서 청계8가 신설 종합시장까지 약 2㎞의 청계천로 주변 상가들을 아울러 말한다. 도매전문상가, 도·소매 복합상가, 소매 전문 쇼핑타운까지 30여 개의 대형 상가들이 모여 하루 평균 150만 명이 오가는 상권이자 서울 패션·디자인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자리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디디피)가 들어서 시선을 붙잡는다. 600년 한양도성과 그보다 더 오래된 옛 도시의 골목 속으로 이야기는 돌고 돈다.
정월 대보름을 한 주 앞두고 동대문의 야경과 풍류도 적당히 익은 것 같다. 시간대별로 짚어보았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동대문의 밤으로!
18:00 디디피와 동대문 시간여행
“서울 여행 리뷰 중 디디피(DDP)와 동대문시장이 가장 좋더라고요.” 디디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20대 청년 암 릴과 열 명의 대가족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했다. 모처럼 가족들과 나왔는데, 눈까지 하얗게 내려 모두 신이 났다.
디디피가 개관 3년 차를 맞이하며 연간 800만 명의 방문객을 맞고 있다. 중구와 종로구, 디디피에서는 각각 동대문 지역 문화역사 탐방로를 만들어 도시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중 중구에서 마련한 ‘광희문 달빛로드(코스1)’는 동대문 지역의 과거를 구석구석 잘 보여준다.
코스는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시작해 오간수문, 이간수문, 디디피, (구)서산부인과, 광희문, 현양관, 시구문 시장터, 대장간거리, 동활인서 터, 무당천(무당고개)에서 맺는다. 총 2.1㎞의 거리로 천천히 걸어 2시간 남짓 걸린다. 광희문을 중심으로 지역 유래를 살펴보는 길이다. 광희문은 한양도성의 사소문 중 하나로, 시신을 바깥으로 내보내던 문으로 쓰였다. 화려한 동대문 쇼핑타운 너머 삶과 죽음이 넘나들었던 터의 역사가 묵직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4인 이상이면 무료로 해설사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문의: 중구청 문화관광과 02-3396-4624)
디디피만 집중해 걷는 길도 알차다.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 터에서 오늘날 디디피에 이르기까지의 근대사와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 맥락을 함께 훑어본다. 2시간 남짓한 코스 지도는 어울림광장 종합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홀로 걸어도 괜찮고, 5인 이상 모이면 하루 두 번 해설사가 동행한다. (문의: 디디피 건축물 투어 02-2153-0000/ 해설사 투어 8000원, 책자 포함)
21:00 야간시장 야무지게 즐기기 동대문 패션타운 상가들은 운영 시각과 성격이 각각 달라 복잡하게 보인다. 대략 밤 9시부터 도매상가(디자이너클럽, 평화시장, 남평화상가, 통일상가, 광희패션몰, 디오트, 유어스, 에이피엠럭스, 누죤, 팀 204, 청평화상가, 동평화상가 등)가 문을 열고, 오전 10시부터 소매상가(밀리오레, 현대시티아울렛, 굿모닝시티, 두산타워, 헬로APM, 동화상가, 벨포스트 등)가 문을 연다고 생각하면 동선 잡기가 편하다. 24시간 문을 여는 경우 도·소매 복합상가(신평화패션타운 등)도 있다. 평화시장이 있는 서부 쪽 도매시장은 주로 중장년층을 위한 의류를 팔고, 디자이너클럽이 있는 동남쪽 도매시장은 신상품이 거의 날마다 나올 정도로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판다. 역사가 깊은 평화시장과 인심 넉넉한 신평화패션타운은 생활 잡화가 필요한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한다. 모자, 스카프, 내의류와 양말, 수건이나 잡화 등이 저렴하다. 통로의 폭은 한 사람 겨우 지날 정도라 어깨 부딪치기가 일쑤지만, 시장의 오랜 생활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신흥 도매상가인 유어스와 누죤은 최신 아이템을 선보이는 주기가 짧다. 현재의 유행 아이템을 쉽게 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롯데피트인에도 홍대, 이태원, 가로수길, 동대문의 유행을 선도하는 상품들이 모인다. 동대문 야경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롯데피트인의 8층 식당가, 9층 라운지, 두산타워 면세점의 10층 라운지로 올라보면 된다. 불 밝힌 디디피와 동대문 시가지가 밤하늘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다. 00:00 청계천다리 밟으며 청계천이 복원되며 동대문시장에 풍류가 더해졌다. 오간수교에서 보는 동대문시장 야경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인증샷’도 이어진다. 한편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한 해 건강할 수 있다며, 옛 서울 사람은 이즈음부터 청계천다리로 밤마실 갈 준비를 했다고 한다. 청계천에 있는 열두 다리를 밟으면 열두 달 내내 건강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정월 대보름만큼은 동대문을 밤새 활짝 열고, 도성 안팎의 양반과 서민들이 뒤섞여 청계천에서 밤새도록 흥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청계 8경이 만들어지며, 동대문 패션광장도 청계천의 비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오는 정월 대보름날에는 재현된 오간수문과 오간수교, 나래교와 버들다리, 맑은내다리, 다산교까지 넘나들며 달빛에 젖은 천변 풍경을 즐겨보면 어떨까. 정월 대보름날 밤새도록 주변을 밝게 하면 복이 찾아온단다. 올해 정월 대보름날은 2월11일 토요일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11일 0시 25분에 달이 가장 높게 뜬다.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21:00 야간시장 야무지게 즐기기 동대문 패션타운 상가들은 운영 시각과 성격이 각각 달라 복잡하게 보인다. 대략 밤 9시부터 도매상가(디자이너클럽, 평화시장, 남평화상가, 통일상가, 광희패션몰, 디오트, 유어스, 에이피엠럭스, 누죤, 팀 204, 청평화상가, 동평화상가 등)가 문을 열고, 오전 10시부터 소매상가(밀리오레, 현대시티아울렛, 굿모닝시티, 두산타워, 헬로APM, 동화상가, 벨포스트 등)가 문을 연다고 생각하면 동선 잡기가 편하다. 24시간 문을 여는 경우 도·소매 복합상가(신평화패션타운 등)도 있다. 평화시장이 있는 서부 쪽 도매시장은 주로 중장년층을 위한 의류를 팔고, 디자이너클럽이 있는 동남쪽 도매시장은 신상품이 거의 날마다 나올 정도로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판다. 역사가 깊은 평화시장과 인심 넉넉한 신평화패션타운은 생활 잡화가 필요한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한다. 모자, 스카프, 내의류와 양말, 수건이나 잡화 등이 저렴하다. 통로의 폭은 한 사람 겨우 지날 정도라 어깨 부딪치기가 일쑤지만, 시장의 오랜 생활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신흥 도매상가인 유어스와 누죤은 최신 아이템을 선보이는 주기가 짧다. 현재의 유행 아이템을 쉽게 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롯데피트인에도 홍대, 이태원, 가로수길, 동대문의 유행을 선도하는 상품들이 모인다. 동대문 야경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롯데피트인의 8층 식당가, 9층 라운지, 두산타워 면세점의 10층 라운지로 올라보면 된다. 불 밝힌 디디피와 동대문 시가지가 밤하늘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다. 00:00 청계천다리 밟으며 청계천이 복원되며 동대문시장에 풍류가 더해졌다. 오간수교에서 보는 동대문시장 야경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인증샷’도 이어진다. 한편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한 해 건강할 수 있다며, 옛 서울 사람은 이즈음부터 청계천다리로 밤마실 갈 준비를 했다고 한다. 청계천에 있는 열두 다리를 밟으면 열두 달 내내 건강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정월 대보름만큼은 동대문을 밤새 활짝 열고, 도성 안팎의 양반과 서민들이 뒤섞여 청계천에서 밤새도록 흥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청계 8경이 만들어지며, 동대문 패션광장도 청계천의 비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오는 정월 대보름날에는 재현된 오간수문과 오간수교, 나래교와 버들다리, 맑은내다리, 다산교까지 넘나들며 달빛에 젖은 천변 풍경을 즐겨보면 어떨까. 정월 대보름날 밤새도록 주변을 밝게 하면 복이 찾아온단다. 올해 정월 대보름날은 2월11일 토요일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11일 0시 25분에 달이 가장 높게 뜬다.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