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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서울은 숲이 더 필요해

서울 생활권 숲 전국 최하위, 자치구별 녹지도 큰 차이

등록 : 2016-06-23 14:47 수정 : 2016-06-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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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심. 숲은 콘크리트 도시를 식히고 대기 질을 개선하는 등 도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폭염주의보 발령! 야외활동 자제, 충분한 물 마시기’ 지난 5월20일 서울 시민들의 휴대전화에 배달된 문자메시지다. 여름도 되기 전에 폭염주의보가 찾아온 이날 기온은 31.6도. 평년보다 7.6도나 높았다. 폭염은 탈수와 두통, 근육경련 등을 일으킬 뿐 아니라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까지 한다. 2003년 8월 유럽을 강타한 폭염은 유럽 8개국에서 7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기온의 상승과 폭우, 한파 등 기후의 급작스런 변화와 대기오염 심화 등은 지구온난화로 벌어지는 전 지구적인 문제다. 한반도라고 예외는 아니지만 서울의 경우 기온 변화의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커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한다. 서울시 누리집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1908~2007년) 동안 지구의 기온은 0.7도,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기온은 1.7도 올랐지만 서울은 2.4도나 올랐다. 일 평균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 일수도 1970년대에는 28일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32일로 늘어났다. 평균기온의 차이는 아파트 단지가 많은 송파구는 13.7도인데 반해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은평구는 12.5도로 1.2도가 차이 난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2008년 8월 서울 12개 지역의 기온을 측정한 결과 주거지역 상계동이 38.3도, 도심지역 서울광장이 36.2도, 숲이 넓게 자리한 남산이 25.2도로 최대 13.1도의 기온차가 났다. 이렇듯 지역별로 평균기온이 다른 데는 지형을 비롯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숲의 면적 차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녹색 복지가 강조되는 만큼 숲의 차이로 나타나는 지역 간 환경의 격차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숲은 기온을 조절하는 기능뿐 아니라 대기 질 개선과 도시민의 치유 효과 등에서도 뛰어나다. 잎 면적이 1600㎡인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성인 7명이 연간 소비할 수 있는 1.8톤의 산소도 배출한다. 지난 16일 산림청은 축구장 약 1.3배 크기의 숲은 연간 미세먼지(PM10) 46㎏와 이산화질소 52㎏, 이산화황 24㎏, 오존 46㎏의 오염물질을 총 168㎏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에도 숲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산림의 웰니스적 활용을 위한 치유의 숲 면적 기준 정립 연구’(2014년)에 따르면 치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최소 20분 이상 걸을 수 있는 2㎞ 이상의 숲길이 필요하고, 대도시의 치유의 숲은 교통 약자의 보행권을 반영해야 한다. 산림 환경이 지닌 치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산림청이 정한 ‘치유의 숲’ 조성 기준도 대도시의 경우 국유지는 25만㎡, 사유지 경우 15만㎡를 최소 면적으로 제시했다.

뜨거운 도시의 대명사이던 대구시는 도심 기온을 낮추기 위해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시작해 2011년까지 나무 2300만 그루를 심었다. 그 결과 1907년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1.2도 낮췄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광역 시도는 2도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베를린시는 열섬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지붕에 나무를 심어 회색 도시에 초록 쉼표를 늘려가고 있다.

서울에 또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예년에 비해 더욱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살펴보면 도시 가운데 서울이 최하위다. 9㎡인 세계보건기구 권장 기준에 절반도 안 된다. 턱 없이 부족한 서울의 도시숲이 ‘살인적인 무더위’를 현실로 만들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기후 조절, 대기 정화, 소음 감소, 치유 효과 등 숲이 주는 유익함, 이것들이 바로 서울에 도시숲이 더 필요한 진짜 이유다.


도움말 금시훈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사무관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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